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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전거여행

유로벨로5 스테이지 20: Basel - Sursee

by wandererj 2024.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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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말곤 크게 정보가 없던 바젤에 대해 잘 몰랐는데 건축과 미술로 유명한 도시였다.

호스텔에선 도시 내 교통수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미술관을 50퍼센트 할인 받을 수 있는 바젤패스를 주었다.

도미토리 같은 장에 5주간 유럽으로 건축 여행을 온 호주 친구가 있는 이유를 나중에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도버해협을 건너는 페리를 제외하곤 자전거만 타려고 했는데, 촘촘하게 연결된 트램을 타보니 그 편리함에 금방 매료되었다.

수많은 미술관 중에 가장 컬렉션이 많다는 바젤시립미술관(쿤스트 뮤지엄)을 개관시간에 맞춰 방문했다.

구관과 신관이 지하로 연결된 미술관 건물처럼 각 관에 고전과 현대 미술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미술관 입구에 몇주전에 칼레에서 본 로댕 작품을 다시 볼 수 있었다. 단체 학생글이 그 앞에서 밝게 웃으며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니 다른 느낌이었다.

관람 후반에 평소 좋아하던 피카소, 모네, 모딜리아니 등의 작품이 소박하게 전시되어 있어 오랫동안 머물며 감상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파울 클레의 작품 중 가장 친숙한 세네치오를 졸 수 있어서 감격스러웠다. 당연히도 베른의 파울클레 미술관에 았을 줄 앟았다. 그 하나만으로도 베른에 갈 지 고민했는데 정말 놀랍게도 바젤시립미술관의 클레 작품 세개 중 하나가 세네치오였다.

저녁에는 같은 방의 터키 대학생인 메르트와 쉬낙, 호주에서 온 예비 건축가 빌리와 시내로 나가서 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5프랑이 넘늠 맥주 한잔 가격에 놀라는 우리가 안타까웠는지 무료로 롤빵을 갖다주었다.

바르셀로나에서 같이 공부한 터키 친구도 부지런한 친구가 다른 애들 계속 챙기는 관계였는데, 재밌게도 이날 만난 둘도 하나는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다른 친구는 도미토리에서 계속 낮잠을 자고 있었다.

다음날 부지런히 독일로 떠나는 빌리를 배웅하곤 채비를 마치고 라이딩을 시작했다. 그는 호주에서 러닝화 두컬레를 챙겨와서 장문하는 도시마다 달리기를 즐기는 러닝 매니아였다.

바젤 교외지역을 나오자 자그마한 마을을 계속 지났다. 유로벨로 표지가 잘되어있는 건 그려러니 했는데, 공사 구간이 있으면 오렌지색 표지판으로 우회루트를 표시한 세심함이 신선했다.

윈도우 배경화면같은 스위스 벌판에서 쾌청한 날씨를 감사하며 달렸다. 가뜸 앞 뒤에서 날렵한 엠티비에 아소스 브랜드의 복장을 한 라이더들이 지나갔다.

그중 인사를 나눈 라이더를 다시 민났는데 당연히 더이상 앞으로 가지않고 돌아가려는 듯 쉬고 있었다. 눈인사를 나누고 가려니 '어 정말 그냥 가?' 하는 표정이 뭔가 께림칙했다.

역시나 일부러 찾아간 플랜더스 지역 이후에 처음 만나는 날카로운 경사도의 업힐 구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미리 생각을 안해서 더 가파르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전날 쉬어서 더 무겁게 느껴지는 다리로 업힐 구간을 다 놀랐을 무렵, 여성 라이더가 오르트립 패니어를 장착한 큐브 투어링 바이크 옆에서 쉬고 있었다.

독일 문스터에서 온 비비안이고, 이번 여행에서 3주 만에 처음 만나는 같은 루트를 달리는 여행자였다. 서로 반가웠는지 오랫동안 수다를 떨며 라이딩을 했다.

기어박스에 벨트체인을 한 그녀는 나보다 더 평균거리를 기록하며 로마를 지나 바리에서 그리스 아테네로 갈 예정이라고   했다.

독일어를 하는 그녀 덕분에 갑자기 오른 캠핑장 가격에도 부담스럽지 않게 묻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떠들썩한 슈퍼문 뉴스를 보며, 다음날 오를 고타드 패스를 향한 의지를 세인트 고타드라는 이름의 맥주를 마시며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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