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전거여행12 제주도 자전거 일주 3일차 (성산 - 제주여객터미널, 24/5/16)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다행히 어제보다는 바람이 잦아들었다. 오후에 여수행 배를 타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듯했다. 오랫동안 다니던 마포 프릳츠가 제주에 새로 열었다는 카페이 들러 커피와 크로와상을 먹었다. 일방통행 좁은 도로를 조심스레 넘어서 들어가던 서울과는 달리 넉넉한 주차장과 성산 일출봉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커다란 창이 있어 좋았다. 소문이 났는지 애완견과 같이 오는 관광객이 많아서 더 편안한 분위기였다. 성산부터 제주여객터미널까지는 종달, 세화, 월정, 김녕, 함덕, 삼양 등 제주 동북지역의 유명한 해변을 지난다. 지난해 여름에 자동차로 지나가긴 했는데, 자전거의 속도는 그냥 지나친 것을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미덕이 있다. 멋진 바닷가 절벽 위에 벤치 하나가 고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2024. 7. 26. 제주 자전거 일주 2일차 (대정 - 성산, 24/5/15)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 화창한 날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출근을 하셨는지 인기척이 없어 일찌감치 길을 나섰다. 부처님 오신 날 휴일인데도 바쁘게 지내시는 열혈 사이클리스트 사장님이 오랫동안 인상에 남을 것 같다. 어제는 저녁이라 오가면서 보지 못했던 표지판을 읽어보니 슬픈 역사의 상처를 가진 장소가 숙소 바로 옆에 있었다. 머물렀던 동네 이름이 대정읍 신도리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대정에서 서귀포 방향으로 달리는 바닷가에는 돌고래를 볼 수 있다는 표지판이 여러 개 설치되어 있었다. 혹시나 가민 속도계에만 시선을 둔 채 달리다가 돌고래를 그냥 지나칠 수 있겠다 싶어서 바다 쪽을 바라보며 천천히 달렸다. 하지만 운이 없는 날인지 발길을 잡은 물속의 검은 형체들은 대부.. 2024. 7. 26. 제주도 자전거 일주 1일차(제주여객터미널 - 대정읍, 24/5/14) 새벽에 그물을 걷는 보트 엔진 소리와 간간히 머리맡 도로를 지나는 자동차 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는데 눈을 뜨니 거짓말처럼 아침이었다. 황급히 텐트를 걷고 떠날 채비를 했지만 예약한 제주행 페리를 타기 위해 진도항까지 가기엔 시간이 빠듯했다. 어플로 확인해 보니 낙타등이 많아서 시간을 줄이기도 어려웠다. 예약을 취소하고 오후에 출발하는 배로 변경하니 여유가 생겼다. 제주도에 누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닌데 괜한 조바심에 마음만 급했다. 실제로 가계해변에서 진도항까지는 꽤 긴 업힐들이 연이어 기다리고 있었다. 빈 속에 올랐다가는 고생을 할 거 같아서 편의점을 들러서 충전도 하고 빵과 커피를 마신 후에야 진도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지나고야 진도에서 제대로 조의를 표할 수 있.. 2024. 7. 8. 남도 자전거 여행 (목포터미널-진도 가계해변, 24/5/14) 아침에 동서울 터미널에서 목포행 버스를 탈 때만 해도 계획은 진도, 완도, 고흥을 거친 코스로 여행할 예정이었다. 여느 때처럼 세세한 일정 계획은 없이 진도, 완도, 고흥에 캠핑이 가능한 곳만 확인하곤, 겨우내 사용하지 않은 텐트, 침낭 등을 핸들바백에 넣었을 뿐이었다. 아침에 너무 여유를 부렸는지 버스 출발시간 10분 남짓 남은 시간에 터미널에 도착했다. 티머니고 어플에서 승차권을 발급하려 했지만 아마 출발시간이 너무 임박하면 온라인 구매가 막히는 모양이었다. 서둘러 매표창구에서 표를 구입하고 정신없이 자전거를 짐칸에 넣었다. 다행히 목포행 버스의 짐칸은 앞바퀴를 제거하지 않아도 들어갈 만큼 널찍했다. 오랜만에 탄 장거리 시외버스는 긴 시간이었지만 음악을 들으며 적당한 휴식을 하기에 적당해서 오히려 맘.. 2024. 7. 8. 이전 1 2 3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