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투르 드 프랑스 개막을 기다리며

2023 투르 드 프랑스의 개막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지로 산악 ITT 구간에서 프리모즈 로글리치의 체인이 벗겨지는 모습을 보며 놀랐던 게 불과 한 달 전이다.
 
랜스 암스트롱의 전성기, 그의 은퇴와 복귀를 모두 이 지상 최대의 자전거 레이스를 통해 목격해왔다.
알베르토 콘타도르, 빈센조 니발리 등 내가 사랑했던 과거의 챔피언들은 이제 다 은퇴했다.
다시 졸음을 참아가며 3주간의 레이스를 즐길 시간이다.

1. Showdown of (Young) titans
올해도 역시 전년도 우승자 요나스 빙예가르와 2020, 2021 우승자 타데이 포가차르의 대결이다. 
기억이 맞다면 두 라이더는 모두 투르에서 갑작스러운 스타덤에 올랐고, 각자 한 번씩 챔피언과 2위 자리를 나눠 가졌다.
Spring classic 시즌의 타데이 포가차르의 컨디션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사이클링은 비정해서 그의 봄 시즌은 낙차와 부상으로 마무리되었다.

 
다재다능한 포가차르에 비해 보다 전통적인 클라이머 스타일인 빙예가르도 투르 이전에 출전한 일주일 레이스에서 거의 다 우승을 차지했다.
벨기에의 슈퍼스타 Wout van aert를 중심으로 한 욤보 비스마는 강력하다. 3주 차 산악 스테이지쯤의 펠로톤에 남은 구성원을 보면 사이클은 팀 스포츠라는 걸 깨닫게 된다.

 
2019년 우승자 콜롬비아의 에간 베르날도 심각한 부상에서 회복하고 올 투르에 참가한다.
 
 
 
2. 누군가에겐 마지막이 될 투르 드 프랑스
3년 연속 월드 챔피언이자 최고 스프린터에게 주어지는 그린 져지를 독식하던 피터 사간.
한 번도 어려운 투르 드 프랑스 stage 우승을 34번 차지하고 전설 에디먹스의 기록 경신 우승 하나 차이로 앞두고 있는 마크 카벤디시.
알프 듀에즈 등 상징적인 stage 우승을 했지만, 고국이라 오히려 처절했던 여러 번의 실패가 더 기억에 남는 티보 피노.
모두 이 번 투르를 마지막으로 로드 레이서의 커리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 때 이 스포츠의 슈퍼스타였던 크리스 프룸은 놀랍게도 출전 선수 명단에 선발되지 않았다.
 
3. 바스크
올해 투르의 Grand depart, 첫 스테이지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빌바오에서 열린다.
2번째 스테이지는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사이클링 팬들이 있는 산 세바스찬에서 벌어진다. 모두가 예상하듯이 바스크 깃발과 화염이 뒤덮인 코스에서 벌어지는 레이스가 펼치질 것이다.
처음 방문하고 자전거를 타고 했던 스페인 도시가 산 세바스찬이었 던 것이 내가 사이클링 팬이 되게 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3번째 스테이지는 스페인에서 출발해서 프랑스 바욘에서 마무리되며 비로소 프랑스 일주 코스가 시작된다.
 
4. 시청방법
몇 년 전만 해도 옥수수라는 어플을 통해서 유로스포츠 채널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졌다.
유로스포츠 채널이 편성되는 케이블 티브이 상품에 가입하면 시청이 가능하다.
 
집에 티브이가 없어, GCN+ 앱을 다운로드하여 연간 결제(약 6만 원)하면 노트북, 태블릿, 핸드폰 등으로 시청이 가능하다.
유로스포츠 채널과는 달리 광고가 없어 더 집중할 수 있다. 
21개 스테이지의 대부분이 한국 시간으로 자정이 넘어서 끝난다. 아일랜드의 레전드지만 매우 졸린 목소리를 가진 숀 켈리의 해설 때문에 피니시를 보지 못하는 날도 많다. GCN+는 영어 이외의 언어로도 설정이 가능해서 가끔 졸려울 땐 스페인어로 설정해서 잠을 쫓곤 한다.
 
지로와 투르 사이를 채워 줄거라 기대했던 넷플릭스 투르 드 프랑스: Unchained는 여전히 올라올 기미가 없다.
VPN 우회를 통해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아껴두고 있다.
올해 투르는 어떤 드라마로 기억될지 기대된다. 사이클 팬이어서 다행이다.
 
2023.06.07 - [Pro Cycling] - 넷플릭스 시리즈 <투르 드 프랑스 : 언체인드> 6월 8일 공개

넷플릭스 시리즈 <투르 드 프랑스 : 언체인드> 6월 8일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