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이상 자전거길을 이용해 여행을 했던 것이 2018년 추석에 부산에서 집까지 3일 동안 상향 종주를 했던 것이 마지막이었다.
자전거를 이용해 인생의 경험을 확장하는 시간을 전에 비해 늘려보자고 생각한 새해가 3월 중순이 되었다. 괜히 조바심이 들어 자전거 행복나눔 어플을 깔고 국토종주 수첩을 찾아내 동기화하여 그간 국토종주 인증결과를 살펴보았다.
한강, 남한강, 북한강, 새재 자전거 코스는 인증완료인 상태이고, 낙동강 코스는 안동댐을 들르지 않았다.(이 구간은 뱀이 많이 출몰한다고 해서 항상 꺼려진다.) 동해안 코스는 가족 여행 시 자전거를 가지고 가서 잠깐씩 타기도 하고 해서 통일전망대부터 정동진까지 인증이 완료된 상태였다.
집에서 출발해서 충주를 거쳐 오천과 금강 자전거길을 라이딩하고 군산에서 버스로 돌아오는 경로를 보니 자전거로 390km 정도 거리여서 이틀하고 반나절 정도 라이딩하면 적당한 거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을 마지고 보니 3월 중순은 6시면 해가 지고, 겨울 내내 충분히 라이딩을 통해 단련하지 않은 내 컨디션에 대한 몰이해에서 나온 과도한 목표였던 거 같다. 결과적으론 랜도너스 하듯이 식사시간 아껴가며 하루에 130km 정도 걸려서 힘겹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재개하는 장거리 라이딩이었지만 오랫동안 자전거 출퇴근을 하루 5~60km씩 해왔끼 때문에 특별히 장비를 구매하거나 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가성비가 좋다는 락브로스의 프레임백을 하나 구매해서 장착했다. 이전에 사용하던 오르트립의 새들백과 스템과 핸들사이에 장착하는 아피듀라의 푸드 파우치백만 이용하였다.
장거리 여행 중에는 자전거 라이딩 외에 특별히 다른 활동을 할 시간도 없어 짐은 집에서 쓰는 슬리퍼와 운동복 바지 긴팔 평상복 상의만 새들백에 수납하였다. 복장은 아침 온도에 맞춰 겨울 라이딩 복장으로 출발하였다.
전체 거리가 하루에 200km 기준으로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서 집에서 느긋하게 나와 왕숙천변 주차장에 주차하고 11시가 넘어서 출발하였다. 덕소, 팔당, 양평까지는 평소에 자주 라이딩하는 코스여서 아직 여행이라는 느낌은 나지 않아 차라리 버스로 충주나 수안보까지 이동해서 출발하였으면 더 나았을 것 같았다.
점심을 먹으려 양평 시내에 들러 식당을 찾았지만 왠지 예전 기억만큼 식당이 많지 않아 양평시장을 다시 거슬러 올라 자전거 거치대가 있는 해장국집에서 약간 늦은 점심을 해결하였다. 자물쇠를 챙기는 것을 깜빡하여 양평 다이소에서 미덥지 못하게 생긴 제품 하나를 이용해 거치대에 묶어 놓았다.
이후 이포보, 강천섬, 여주 등 여러 번 라이딩했던 코스를 따라 충주까지 이동하였다. 목요일이고 아직 본격적인 자전거 라이딩 시즌이 시작하기 전이어서 그런지 자전거 라이더는 거의 마주치지 않았고 이제 다른 서식지를 찾아 떠나는 준비를 하는지 철새 떼가 가득한 남한강을 독차지하는 호사를 누리며 충주호까지 라이딩을 지속하였다.
저녁 6시가 되니 해가 져서 어두워지자 오랜만의 여행이어서인지 숙소를 정하지 않은 사실이 조금 불안하기도 하였다. 국도변 모텔은 왠지 꺼려져서 검색 끝에 충주호 지나서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숙박어플에서 예약하고 호수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였다. 막국수와 치킨이 같은 메뉴에 있는 식당들이 모여있어 것이 흥미로웠다.
어두워진 후에 호숫가 길을 라이딩할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야간 주행이었지만 다행히 사이클릭 블랙박스에 내장된 라이트가 이상 없이 작동하여 게스트하우스까지 생각보다 긴 거리를 이동하여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충주호를 건너 조금 이동한 주택가에 위치한 애플게스트하우스는 원룸 형태로 조용하고 깨끗한 곳이었으며, 무엇보다 젊은 사장님이 이용안내를 카톡으로 또 실제로 친절히 설명해 주셔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첫날은 구리시부터 충주까지 스트라바 기준 총 135.19km를 라이딩했으며, 일부 시내와 국도를 지나는 구간과 공사구간(양평 가는 길)을 제외하면 대부분 평이한 코스라 크게 어렵지 않은 라이딩이었다. 다만 시간 계산을 너무 느긋하게 예측하여 오히려 마음이 바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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