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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전거여행

영산강-섬진강 자전거길 1일차(3.30)

by wandererj 2023.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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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영산강과 섬진강을 아우르는 코스로 3일간의 여행을 하기로 했다.

 

목포에서 출발하여 영산강 코스를 완주 후 섬진강으로 이동하거나, 동광양(중마)터미널에서 북쪽으로 이동하여 섬진강, 영산강 순으로 여행하는 선택지가 있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7시 좀 넘어 차편이 있는 목포에서 출발해서 주말에 섬진강 쪽에서 완주하고 귀경하는 코스를 선택하였다.

 

목포는 예전에 1번 국도를 이용해 자전거로 가본 적이 있고, 그 후에도 언제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고속버스로 이동해 해남까지 라이딩을 한 적도 있다. 이제 강변으로 자전거도로가 많이 생겨 굳이 국도를 이용한 여행 옵션은 애초에 고려하지 않았다.

 

왕숙천에 주차하고 동서울 터미널까지 약 20분정도 가볍게 이동했다. 터미널 건물은 20년 전과 별로 달라진 게 없는 듯 보였다. 어플로 예약하고 자전거를 짐칸에 실었다. 목요일이어서 그런지 짐칸을 이용하는 다른 자전거 여행객은 없었다. 다른 승객도 나를 제외하곤 두 명밖에 없어 호젓하게 음악을 들으며 출발했다. 출근시간 정체된 차량 무리를 거슬러 교외로 나가는 것이 오랜만이었다.

목포에 도착해 보니 사실 내가 탄 버스가 목포를 경유해 해남까지 가는 버스이어서 빠르게 짐칸에서 자전거를 내렸다. 터미널 근처보단 영산강 하굿둑 근처로 이동하는 길에 칼국수집이 있어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영산강 자전거길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이동했다. 인증센터 매점에서 생수와 간식을 사고 습관적으로 인증센터 사진을 찍었다. 몇 시간 진행 후에 어플로 인증을 하지 않고 출발한 걸 깨달았다. 돌아가기엔 이미 많이 지나쳐와서 나중에 제주도를 가거나 목포로 여행 오면 다시 인증하면 되겠다고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잘 정비된 출발 부근 코스도 있었지만 영산강 자전거길은 농로나 마을을 통과하는 우회코스를 여러 번 거쳐야 했다. 블로그에서 볼멘 느낌의 경험을 얘기하시는 글들을 읽었는데 이유를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다음에는 로드 말고 엠티비나 그래블로 오면 오히려 재미있을 것 같은 노면을 자주 지나야 했다.

목요일의 한적한 자전거 길은 나주에 들어설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나주에 들어서니 때마침 벚꽃이 만개한 벚꽃이 이어지는 천변길, 홍어의 거리 등 구경거리가 계속 나와 심심하지 않게 라이딩할 수 있었다. 더욱이 오래전부터 벼르기만 하곤 가보지 못한 나주 하얀집 곰탕집이 자전거 도로에서 그리 멀지 않아 지치지 않는 라이딩을 해나 갈 동기부여가 됐던것 같다.

생각보다 하얀집 곰탕을 찾기는 어려웠는데, 카카오맵을 이용해 예전 나주목 관청건물 앞에 있는 식당을 찾을 수 있었다. 자전거 여행자 복장 때문인지 이미 토렴으로 나온 밥 이외에 공기밥도 주시고 틈만 나면 자꾸 육수를 더 주셔서 너무 거하게 이른 저녁을 먹었다. 여러 면에서 서울의 여러 프랜차이즈 곰탕과는 많이 차이가 나는 품질이었다. 물론 반나절 자전거를 탄 이후라 더 맛있을 수밖에 없었다.

마땅한 숙소가 있으면 첫날 라이딩을 멈추고 숙박한 후에 다음날 좀 긴 거리를 가려고 했으나, 게스트 하우스가 대부분 가족 단위 여행객들을 위한 독채 형태여서 광주 송정까지 더 라이딩하기로 결정했다. 예전 출장 때 송정역 근처에서 납작 불고기 같은 메뉴를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나서 욕심이 생겼나 보다.

 

그런데 중간에 있는 송촌보는 진행방향에서 강 건너편에 있어 여러 번 방향을 헤맸고, 광주송정역도 광주 쪽으로 직진하다가 다리를 건너 거슬러 올라오는 위치에 있어 생각보다 늦은 시간에 송정역 근처의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사장님에 케냐에서 여행사를 하셨다는 조아게스트하우스는 가정집을 개조해서 소박한 점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다. 방에 티브이도 없고 해서 슬리퍼를 신고 숙소 근처 동네 구경을 하며 첫날을 마무리했다.

첫날은 목포터미널에서 광주송정역 근처까지 103.09km를 라이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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