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엘타 스테이지 1 TTT(팀 타임트라이얼)을 마친 렘코 에베네폴은 인터뷰에서 비가 와서 미끄러운 도로를 달리게 한 대회 주최 측을 강하게 비난했다. 퀵스텝팀이 나중에 출발해 날이 어둑해져서 더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 모습을 본 스페인 친구는 'He is always crying'이라며 에베네폴은 모든 것에 불평을 늘어놓는다고 했다.
예민하고 이기적이라며 고국 팬들에게도 비난받던 그가 머리를 짧게 자르고 참가한 올 투르에서 레이스 내내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며 포디엄에 올랐다. 가장 혹독한 레이스가 끝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벨기에 대표팀으로 참가한 렘코 에베네폴이 이탈리아의 필리포 가나, 같은 벨기에의 와웃 반 아트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명문 안더레흐트와 PSV 유스 축구선수였던 에베네폴은 사이클로 전향한 지 불과 1년 만에 2018년 주니어 월드 챔피언십, 주니어 유로피언 챔피언십, 벨기에 주니어 내셔널 챔피언십에서 road race와 ITT를 모두 우승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경기 내내 비가 내린 파리 올림픽 코스의 미끄러운 노면과 급한 코너때문에 여러 우승 후보가 넘어져서 눈물을 삼켰다. 특히 지난해 월드 챔피언십에서 3위를 차지하며 침체된 영국 사이클링의 희망으로 부상한 죠수아 탈링도 넘어지며 우승과 멀어졌다. 현재 여자 사이클링의 절대 강자인 로테 코페키 선수도 낙차의 불운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올해 24세인 에베네폴은 지로, 투르, 부엘타 등 3대 그란투어, 월드 챔피언십, 올림픽 ITT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171센티미터 키로 필리포 가나에 비해 20센티미터나 작은 에베네폴은 특유의 에어로 포지션과 규칙적인 케이던스의 페달링으로 현재 평지 타임 트라이얼 코스에서는 가장 강력한 라이더라는 것을 또다시 증명했다.
에베네폴은 와웃 반 아트와 함께 일주일 후 로드 레이스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인 네덜란드의 매튜 반더폴과 경쟁해서 2관왕을 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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