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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전거여행/2024 유로벨로 5 or 비아 프란치제나(Via Francigena)

유로벨로5 (비아 프란치제나) 자전거 여행, 로마에서 마무리

by wandererj 2024.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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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단위로 블로그 포스트를 해오다가, 핸드폰으로 누워서 글을 쓰느 것이 불편하기도 해서 라이딩 23일차에서 멈췄다.

귀국후 다른 형태로 여행을 추억해 볼 예정이다.

라이딩 기준으로 9월 25일에 캔터베리에서 출발해 11월 3일 일요일에 로마에 도착했다.

그동안 길에서 만난 로마를 향하는 자전거 여행자는 모두 4명을 만났다. 독일에서 출발한 여행자는 바리를 얼마 앞두고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와 엠폴리에서 출발한 3명은 하루 이동거리가 100킬로가 넘는 그래블을 타고 있어, 며칠 먼저 로마에 도착하고 각각 출발지로 돌아갔다.

같이 라이딩을 하진 않았지만 서로 얘기를 나눈 사람들이 먼저 간 길을 가고있다는 생각에 바퀴자국만 보아도 위안이 되었다.

전체 기간 중 35일을 라이딩하고 5일을 쉬었다. 초반에 비가 많이 와 발이 묶인 날을 제외하고 독일 사르부르켄, 스위스 바젤, 이탈리아 루카, 피아첸자에서 하루씩 쉬었다.

여행을 떠날 때 기대만큼 다양한 지역을 지났다. 플랜더스, 아르덴, 알자스, 롬바르디아, 토스카나 등 그간 사이클 레이스로 유서깊은 지역을 라이딩한 것으로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특히 루베 벨로드롬, 코펜버그, 무르, 고타드 패스, 마돈나 델 기살로, 피아자 델 캄포 등 사이클 성지를 지나온 것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같다.

자전거 여행은 길 위의 수많은 사인포스트나 gpx 루트를 보며 가지만 지나온 곳의 햇살, 바람, 바닥의 질감으로 몸에 오래 남곤 한다.

십년이 넘어 두번째로 방문한 로마는 생각보다 자전거 타기 좋은 환경이었다. 테베레 강을 따라 외곽부터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았다.

휴일에 도착한 로마에는 여전히 많는 관광객과 시민들이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일요일을 즐기고 있었다. 어서 라이딩을 마치고 젤라토와 카페 노르말레를 한잔 마시고 싶었다.

비아 프란치제나의 로마 기점인 성 베드로 묘 근처엔 뜬금없이 국방박람회 행사를 하고 있었다. 가민의 멈춤 버튼을 눌러 라이딩을 기록하는 걸로 여행을 마무리했다.

콜로세움엔 여전히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로마군이 브린디시 항구를 향해 출정하던 비아 아피아 안티카 (Via Appia Antica) 돌길 위를 한참이나 라이딩했다.

남쪽을 향하는 비아 프란치제나 표지판을  보니 이길을 따라 바리를 향해 달리고 있는 비비안이 조금 부럽기도 했다.

아피아 가도 근처에 예약한 숙소에서 가까운 데카트론에 포장박스를 구매하러 갔더니, 마침 남는 박스가 있다고 무료로 구할 수 있었다. 소박한 종이 박스 하나와 서글서글한 직원들의 표정이 큰 환대로 다가왔다.

훨씬 능숙하게 자전거를 포장하고 잠시 후면 우버 밴을 이용해 공항으로 갈 예정이다.

아직도 낮엔 긴팔 옷이 더운 이곳에 비하면 한국은 꽤 쌀쌀한 모양이다.

발렌시아에 사는 친구가 보내온 참혹한 홍수 피해 사진을 보니 날씨가 인간의 삶에 얼마난 큰 영향을 미치는 지 알겠다.

토스카나를 라이딩하는 며칠동안 19도에서 22도를 오가는 따뜻한 날씨가 그 자체로 감동스러웠다. 기본적인 소통이 가능해지니 이탈리아어를 공부하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고단한 비행이 기다리고 있지만 긴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어서 무엇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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