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자전거를 이용한 여행을 해보기로 한 이후 여러 달 이를 위한 자전거를 물색했다.
2일 이상 자전거로 여행하는 데 국내라면 자전거 종류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포장도로를 이용하고 전국 어디를 가도 편의점과 게스트하우스, 모텔 등 숙소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다.
지금까지의 내 국내 여행도 로드 사이클을 이용하여 게스트하우스 등을 이용하여 길게는 일주일까지 어렵지 않게 여행을 하곤 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런 형태의 여행을 '크레디트 카드 투어링'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하지만 여행의 공간을 해외로 넓히고 시간도 한 달 이상이라면 다른 형태의 여행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자전거도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스페인에 거주할 시기에는 우리 따릉이의 참고가 되었을 것이 확실한 바르셀로나의 공용 자전거 BICING을 이용했었고, 2013년 까미노 프랑스길에는 Tournride에서 렌탈한 자전거를 이용했었다. 2018년에는 지로나의 Eat Sleep Cycle이란 멋진 샵에서 빌린 자전거로 Rocacorba 등지를 라이딩한 적이 있다.
결국은 한 번도 내 자전거로 해외에서 라이딩을 해본 적이 없었다.
유튜브와 블로그를 살펴보니 길게는 일년 이상 세계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Surly의 Long Haul Trucker나 드물게 트렉의 여행용 자전거인 Trek520을 이용하는 걸로 보인다. 하지만 공교롭게 이 두 모델은 모두 현재는 단종된 상황이었다.
Surly 자전거는 클래식한 수평탑 모델이어서인지 커스텀 자전거 동호인들에도 인기여서 중고가격이 사양에 비해 비싸고, 그나마도 매물이 많이 없었다.
무엇보다 '인생의 유산이 되어 줄 자전거'라는 마케팅 문구가 가슴을 움직인 트렉520은 구동계 등 낮은 사양이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이긴 한데 프런트, 리어 랙을 달고 패니어를 2개, 4개씩 부착하는 형태의 자전거가 오히려 불필요한 짐을 많이 챙기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KONA의 Unit X.
나는 입고 소식을 보자마자 예약하고 수령하기까지 한 달 정도 걸렸지만, 코로나 때문에 발주 후 2년이 지나서야 입고된 모델이라고 한다.
하드테일 형태의 투어링 자전거를 선택한 이유는 오랫동안의 잘못된 자세로 인한 거북목 현상이 심해져서이기도 하고 운탄고도 같은 오프로드 코스도 가보고 싶어서였다.
처음 라이딩 해보니, 크로몰리 프레임이어서 당연하겠지만 무겁고 안 나간다. 29인치에 산악용 타이어가 번들로 포함되어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일단은 얇고 블록이 작은 타이어, 페달과 엠티비용 클릿슈즈를 주문했다. 패니어 대신 용량이 큰 새들백과 핸들바백, 필요하면 프레임백을 장착하고 Via de la plata, Camino Portugues를 가보려 한다.
자전거 자체도 생각보다 무거워서 점점 휴대의 스트레스가 더해지고 있지만, 방법을 찾아 해결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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