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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전거여행/2023 은의 길(Via de la plata)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5: Caceres-Plasencia

by wandererj 2023.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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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에서 간단한 식사가 제공되어 여유있게 아침을 시작했다. 우엘바에서 온 자전거 여행자는 기척이 없다.

티비를 보며 언제 출발할 지를 가늠하고 있는데 우엘바 라이더가 갑자기 나타나서는 잠깐 인사를 나누고 커피 한잔을 마시더니 먼저 길을 나선다.

갑자기 마음이 바빠져 다른 도시에서 보겠다고 했더니 웃으며 자기가 페이스가 좀 빨라서 모르겠다고 한다. 내가 4일차에 온 이 곳을 본인은 3일 만에 왔다고 어제도 그러더니. 설마 도발은 아니겠지.


어제보다는 N630 까레떼라를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토요일 아침이라 멋진 오베아를 타고 달리는 라이더에게 한번 더 물어봐서 확인하곤 방향을 잡았다.

처음 평지에서 긴 오르막도 지나고 아름다운 강을 건너는 지루하지 않은 코스였다.


중간에 포도나무 그늘을 만들어 놓은 그리말디의 작은 카페에서 도넛과 커피로 요기를 했다. 옆 테이블의 동네 아저씨들이 내가 나타나서인지 하루에 자전거로 얼마를 가는지에 대해 욕을 섞어가며 열심히 토론을 시작하셨다.


다시 출발하려 하는데, 우엘바 라이더가 나를 못보고 지나쳐갔다. 카페 주인에게 포도넝쿨이 너무 멋지다고 그랬더니 가을엔 포도로 와인을 만드신다고 하시며 자랑을 하신다.

이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파비안 칸셀라라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우엘바 라이더를 만달때까지 추격했다. 30분여를 달려서야 도로표지판 그늘에서 쉬고 있는 그를 만났다.

처음 20킬로미터를 도보 루트로 달렸다고 한다. 내가 세번째로 보는 오스본 황소 광고판도 지나고, 선두에서 끌며 그룹 라이딩도 하였다. 내일 비 예보가 있어 오늘내 목적지인 플라센시아보다는 조금 더 가고싶어하는 분위기여서 사진을 찍고 먼저 보내주었다.


어제 카게레스에서 추천 받은 플라센시아는 도보 순례루트에서 좀 옆으로 비켜나 있는 아름다운 도시였다. 토요일이어서인지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많이 보였다.

부킹닷컴에서 예약한 숙소로 가고 있는 와중에 물문제가 있어서 예약을 취소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안그래도 미로같은 골목에서 헤매고 있던 차였다.

핸드폰 배터리도 다 떨어져서 근처 보카디야를 파는 식당에서 충전하며 새로운 숙소를 예약했다. 당황하지 말고 자리를 잡고 한숨 돌리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란 걸 일주일만에 배운다.


숙소에서 욤보비스마의 로글리치가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하고 셉 쿠스가 레드져지를 차지하는 부엘타 중계를 보았다. 창밖에 빗소리가 들려 내다보지도 않고 휴식을 취했다.

저녁에 돌아본 비가 멈춘 플라센시아는 왕좌의 게임에 나온 듯한 아우라와 개성이 있는 도시였다.


축제가 있는 지 들뜬 도시에서 내일 비 예보를 근심스럽게 되새기고 레인쟈켓을 입고 돌아다니면서 하루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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