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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전거여행/2023 은의 길(Via de la plata)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 6: Plasencia-Bejar

by wandererj 2023.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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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의 행사가 아침까지 계속됐는지 아침까지 함성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단톡방에 메시지가 많아 확인해보니 예상치 못한 부고가 와있었다. 형과 보낸 대학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르며 우리의 삶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여러 생각이 들었다. 수고 많으셨고, 편히 쉬시라는 말을 남겼다.

일기예보대로 다른 날보다는 좀 늦게 출발할 예정이라 느긋하게 준비하며 짐을 챙겼다.

티비에선 팜플로나 등 북부지방의 호우 피해에 관한 뉴스가 계속 나온다. 복장도 처음으로 고어웨어사의 레인자켓과 레인팬츠를 챙겨입었다. 신발도 클릿슈즈 대신 샌달을 신고 페달의 평면을 이용할 계획이었다.


광장에 나오니 다행히 비는 거의 멈췄다. 다만 바람이 스산하게 불고 있었다. 토스타다, 카페콘레체, 오렌지쥬스를 천천히 마시며 시간을 조금 더 보냈다.


도시를 빠져나와 만난 첫 업힐을 오르니 벌써 덥고 샌달은 편하지 않았다. 구름 사이로 해도 비쳐 자켓과 팬츠도 벗고 신발도 갈아 신었다.

덥지 않아 대체로 좋았지만 구간에 따라서는 강한 역풍을 뚫어야해서 평속을 높힐 순 없었다.


예상했듯이 대부분 은근한 업힐이 계속되어  지칠 때마다 멈춰서서 수준을 섭취하고 초코바 등을 먹으며 체력을 보충했다.


Bejar를 앞두고 본격적인 업힐이 시작되는 마을에선 청년들 수십명이 음악을 연주하며 퍼레이드를 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나를 보고 얼큰한 남자들이 내게 웃으며 맥주병을 건냈다. 앞으로 남은 업힐이 길어 웃으며 사양하며 지나쳤다.


당초 목적이 la calzada de bejar였는데 bejar를 지나고도 나타나지 않았다. 나중에 보니 북쪽에 위치한 마을이 아니라 좀 옆으로 비켜나있는 마을이었다.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체력도 거의 방전이라 부킹닷컴에서 제일 가까운 호텔을 예약하고 되돌려 1, 2킬로미터를 되짚어 내려왔다.

멋진 풍경(vista hermosa)란 이름답게 넓직한 부지의 전원형 숙소였다. 투숙객은 나 혼자였고, 손님이 온 걸 오히려 좀 놀라며 맞은 주인과 잠시 얘기를 나눴다.

이 곳 모두가 자기 거라는 주인 알베르토는 지난해 오토바이로 아프리카 20개국을 여행했다고 한다. 식당도 닫혀있고 근처에 가게도 없어 내가 좀 난처해하니, 집에서 빵과 물, 쥬스를 선물이라며 가져가 주었다. 아침도 원래 9시에 시작하는데 제 일정을 물어보곤 8시에 준비해 주겠다고 한다.


이번 여행길에서 만난 귀인들은 모두 타투를 하고있다. Angel in disguise인가.

부엘타 스테이지 후반부 중계를 보며 한 사람이 머물기엔 너무 큰 객실에서 휴식을 취했다. 스페인 뉴스채널 24h에선 계속 비 피해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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