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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전거여행/2023 은의 길(Via de la plata)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 12: Verin-Ourense

by wandererj 2023.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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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가 가까워지니 도보 순례객도, 자전거 여행자인 Bicigrino들도 많이 보인다.

훌리오와 살바와 처음으로 그룹라이딩을 한다. 훌리오는 자그마한 체구답게 업힐에서, 살바는 거구에서 나오는 파워로 평지에서 끌어주었다. 치폴리니라고 농담을 하며 이도저도 아닌 나는 겸손히 뒤를 따랐다.


초반에는 카미노 루트를, 후반에는 까레떼라를 이용해 산티아고를 앞둔 가장 큰 도시인 오렌세에 도착했다.

토요일 시청앞 광장에선 어린 커플이 소박한 결혼식을, 점심을 먹던 식당앞 교회에선 빗속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었다.


역시 죽음은 생의 대극이 아니라 한 부분으로 존재한다는 하루키의 문장이 떠올랐다.

몸사리는 친구에 비해 경찰답게 호탕한 살바와 오랫만에 쿠바타를 여러잔 마신다. 점심때 반주가 저녁까지 이어졌다. 훌리오가 우릴 찾아나서야 못이기고 숙소로 돌아왔다.


가방을 못찾고 잠깐 헤맸는데 샤워장에 남아있었다.

새벽에 일어나니 숙취가 있다. 왜 이들은 위스키, 진을 콜라와 섞어 마실까. 예전부터 신기했던 취향이었다. 100킬로 남았더니 너무 이르게 마음이 풀어진 건 아닌지 조금 후회가 올라왔지만 뭐 어쩌려나 이미 지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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