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자전거여행/2023 은의 길(Via de la plata)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 13: Ourense-Lalin

by wandererj 2023. 9. 11.
728x90

알베르게는 아침 8시까지 머물다 떠나야하는게 보통이다. 어제 베린에서 같이 머물렀던 프랑스 커플만 아직 자고 있고 모두 서둘러 떠났다.

아침 오렌세는 기온이 12도로 쌀쌀하다. 일요일이라 문을 연 곳이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무려 체인 슈퍼마켓이 문을 열고 있다. 어제 저녁에 바에서 본 잘 차려입은 젊은 사람들이 밤새 파티를 즐겼는지  드레스 차림으로 슈퍼에서 물건을 사고있다.

오렌지 쥬스와 크로와상을 먹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해장을 한다. 일요일이라 동네 자전거 동호인들이 모여서 떠들썩하다.


중간에 주유소가 있어서 처음으로 고압 세척기로 자전거에 쌓은 먼지를 씻어냈다. 문어의 지방답게 길가 트럭에서 문어요리를 팔 준비를 하고 있는 아저씨하고 얘기도 하고 사진을 찍는다. 점점 너스레가 늘어간다.


산티아고까지 100킬로미터 남아 이틀에 마뭐서 가면 여유가 있을 것같아 급한 업힐 라이딩을 마치곤 숲속을 지나는 카미노 루트로 라이딩을 했다.

호빗이나 다른 요정이 나타날 것같은 숲길에서 여행의 큰 위안을 받는다. 갈리시아 특유의 돌로 만든 창고 건물, 곳곳에서 민나는 커다란 수국들도 있어 별로 외롭지 않은 라이딩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중반부에 10킬로미터 거리에 걸쳐 해발 900미터 지점까지 오르는 업힐은 지루했다.

일요일이라 작은 마을의 카페들은 머두 문을 닫아 적절한 휴식도 못 취해 페이스가 회복되지 않았다. 두번이나 체인이 벗겨지는 트러블도 해결해야 했다.

하지만 10년만에 보는 키가 큰 갈리시아의 나무들을 구경하며 뭔가 담백한 위로를 받는 시간이었다.


라린은 꽤 규모가 큰 도시였으며, 세비야 듀오를 다시 만나 숙소에 묵는다. 그들도 오늘은 힘든지 침대에서 나오질 않는다.


포르투갈의 후이 코스타가 우승하는 부엘타 중계를 보고, 서로 음악을 추천해주며 은의 길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