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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전거여행/2023 은의 길(Via de la plata)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 11: Requejo-Verin

by wandererj 2023.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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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순례자 Ian이 악수를 나누고 뒤도 안돌아보고 떠났다. 전화도 안되는 알베르게에 혼자 남으니 좀 스산한 기분이 들었다.

어제 저녁을 먹은 식당까지 가니 정말 불이 켜져 있다. 다리도 불편한 주인 힐아버지는 씩씩하시다. 앞에 터널을 두개 만날 것까지 알려주셨다. 불이 켜져있고 차도 거의 다니지 않으니 안심하라고.


이후 이 은의 길 루트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1300미터를 오르는 끝을 모르겠는 업힐을 계속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이제는 길에서 보면 반가운 Repsol 주유소 가게에서 음료를 보충한다. 평소보다 마시는 쥬스의 양이 몇배는 될 거 같다. 바람이 많이부는 갈리시아에 가까워져서인지 풍력발전기들이 많이 보인다.


터널은 역시 위험하지는 않았지만 오래되고 물이 좀 떨어져 음산한 분위기였다. 가장 높은 지점을 지나니 나치 설악산 미시령을 연상케하는 내리막이 계속 되었다.

오늘 목적지인 베린에 가까워지니 오랫만에 보는 키가 큰 갈리시아 지역의 나무들이 보인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여느때처럼 바에서 까냐를 마시는데, 갑자기 세비야 친구들이 눈앞에 나타났다.


길 다에 세워둔 내 자전거를 보고 멈췄다고 한다. 여느때처럼 그간의 지나친 도시들과 와 만난 사람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갈리시아에 왔으니 당연하게도 문어요리를 먹었다. 식당이름도 Casa do pulpo. 10년만에 먹는 pulpo de gallego는 역시 훌륭했다. 식당에서 투명한 물병에 주고 그냥 물컵으로 마시는 화이트 와인도 만족스러웠다.


이틀동안 너무 고립된 동네에서 지내서인지 거리의 은행, 편의점, 사람들이 반가웠다. 오랫만에 긴 시에스타를 하고 평화로운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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