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자전거를 타고 돌길을 따라 내려갈까도 생각했지만 어제 분명히 5, 6킬로를 가야한다고 해서 변수를 줄이고 9시 첫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기로 한다.
어제 만난 스페인 순례자와 한참 수다를 떨고서야 좀 늦게 엘레베이터가 왔다. 이름을 물어보니 마드리드에서 온 마리자라고 한다. 여태 트럭을 truco라고 맘대로 말했는데 camiones라고 알려 주신다. 서로 축복하며 헤어졌다.
또다른 에펠다리를 건너 N1 도로를 따라 라이딩한다. 포르투까지 80킬로미터 정도 되어 마음이 조금 바쁘다.
하지만 포르투갈 제2의 도시답게 포르투가 가까워지니 트럭을 비롯해 차량이 많아진다. 스페인 운전자들보다 도로를 나누는데 좀 인색해서 신경이 쓰인다.
해안을 낀 마을을 만나면 해안길로 라이딩을 한다. 영락없이 한국 남해나 통영의 바닷가와 닮았다. 막바지 여름을 즐기는 휴가 인파와 서핑보드를 매단 캠핑카가 자주 보인다.
별 수 없이 도보순례 루트를 찾아 합류한다. 하지만 끝없이 돌길이 계속된다. 왜 포르투갈 사람들은 이 힌적한 숲길에 굳이 힘들여 돌을 깔았을까.
무게 중심을 뒤로 해서 손에 전달되는 진동을 줄이며 라이딩을 계속한다. 포르투 공항 옆길을 따라 포르투에 진입하자 지루하게 좁은 골목이 계속된다.
금요일 오후라 그런지 좀 들떠있는 도시를 북부에서 내려오니 갑자기 포르투 강변에 다달랐다. 2010년인가 스페인 같은 클래스메이트들과 오곤 십년이 넘어 방문이다.
왠지 그때보다 관광객들이 더 많고 도로는 더 가파르고 번잡스러운 느낌이다. 숙소를 예약하고 찾아가니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가 없으니 뒤에 24시간 운영하는 주차장에 묶어두라고 한다. 난감했지만 가보니 꽤 편리하고 안전해 보인다. 더구나 자전거는 무료이다.
샤워를 하고 나서 시내를 둘러본다. FC포르투 기념품 샵에도 들르고 오랫만에 저녁도 제대로 된 메뉴를 챙겨서 먹었다. 평소에 한국이라면 선택하지 않을 조합인 에그 타르트(나타)를 안주로 맥주도 마셨다.
포르투갈어를 더 익히고 왔어야 하는데 하는 미련때문에 영어와 포르투갈어를 섞어서 소통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민 작은 도시 사람들처럼 여유가 있지는 않다.
포르투에 하루 더 묵을까도 생각했지만 그간 너무 한적한 도시들을 많이 지나쳐서인지 대도시의 번잡함이 편치 않아 내일도 라이딩을 하기로 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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