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어제 널어둔 옷가지들이 이슬에 맞았는지 다시 젖어있다. 어제 서러웠는지 힘들었는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려서 모두 당황시켰 던 라트비아 여자애가 그러니까 전날 정리해야 한다고 어른스럽게 충고를 한다. 알았어 고마워 라고 대답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숲길과 올리브 나무가 많은 마을 사잇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여행 후반부라 마음은 단단한데 몸은 어쩔 수 없이 피로가 누적되었는지 오르막이 나타나면 점점 심리적인 경사가 더 가파르게 느껴진다.
오늘 목적지인 토마르는 템플기사단이 묻혀있는 유서깊은 도시라고 한다. 한국준 블로그에서 맛있는 문어밥 메뉴가 있다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것을 목표로 마음을 다잡는다.
어제와 비슷한 풍경이 이어져서인지 사진도 덜 찍고 반대편에서 오는 산티아고행 순례자들과 인사말, 손인사, 어떤 때는 눈인사를 나누며 지나친다.
점심 전에 도착한 토마르는 강물이 도시 한가운데를 지나는 수려한 도시였다. 하지만 도착한 식당에서 문어밥은 메뉴에는 있는데 오늘은 제공되는 음식이.아니라고 한다.
괜히 한국에서 처럼 욕심을 부렸다는 생각을 잠깐하곤 어김없이 훌륭한 바깔라우 요리를 와인과 함께 먹었다.
호스텔에는 순례 중인 아일랜드 할아버지 폴. 내가 폴이란 아일랜드 친구가 있다니 자기도 폴이라고 반가워 하신다.
이곳 집을 구하려고 잠시 머무는 토마르 대학 신입생 로메우, 이곳 토마르에 일하러 온 크레인 기사 제페드로와 많은 시간 수다를 떨었다.
로메우는 포르투갈 음악을 추천해 달라는 내게 이름부터 놀라운 Wet Bed Gang이란 래퍼를 소개해 주었다.
제페드로는 자전거 여행을 하는 나를 부러워하는 중증의 자덕이었다. 무려 라이트웨이트 휠셋을 장착한 피나렐로 도그마를 타고 있다고 사진을 보여준다.
자기 고장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라는 EN222에서 자전거 같이 타자고 한다. 이심전심 스트라바 아이디를 서로 교환했다.
바이에른과 맨유 챔스 경기가 있는 날이라 동네를 뒤졌지만 모두 벤피카 경기를 보고 있다. 동네 맥주집에서 서로 애들처럼 장난치는 할아저지들과 전반전을 보곤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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