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자전거여행/2023 포르투갈길(Camino Portugues)

Camino Portugues(포르투갈길 리버스) Etapa9: Santarem-Villa franca do xira

by wandererj 2023. 9. 25.
728x90

이제 리스본이 하루에도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설렌다. 하지만 더 신경써 사고없이 마무리하리라 다잡는다.

오늘부터 리스본까지는 큰 업다운 없이 평지라 부담없이 출발한다. 또다시 만난 토마토 밭을 지난다. 대규모라 그런지 땅에 떨어진 양이 대단하다.


한강처럼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걸쳐 흐르며 리스본에서 대서양과 만나는 테주강을 만나니 마음이 점점 들뜨기 시작한다.

최대한 강변을 따라 공원에 들렀다 나오니 앞바퀴에 바람이 빠진다. 예비튜브가 하나 남았는데 다 쓰고 가란 뜻인가보다.

주자창 옆 공터에 테이즐이 있어 짐을 다 푸르고 숨을 돌린 후 타이어를 교체한다. 지난번 자모라에서의 첫 평크 때처럼 쉽사리 타이어 비드가 빠져나오지 않는다.

갑자기 아저씨가 나타나더니 에스파뇰을 할 줄 아냐고 물어보시곤 옆에서 같이 도와주신다. 맨손으로 박힌 가시를 빼주시곤 뒷바퀴까지 체크해 주신다.

자신을 안토니오라고 소개한 59세 포르투갈 아저씨는 스페인, 크로아티아, 세르비야 등에서 사셨다고 한다. 나는 한국에서 왔고 Via de la plata를 마치고 리스본으로 라이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내가 얼굴이 많이 타고 스페인어를 해서 페루사람인 줄 알았다고 해서 크게 웃었다. 바퀴를 다 고치고도 한참동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이 동네의 유래 등 여러가지를 얘기해주셨다.

심지어는 내 바퀴에 펑크를 유발한 포르투갈 쐐기풀(?)을 뽑아서 가시 부분을 보여주기까지 하시며 이 풀을 가급적 밟지 말라고 하신다.


시간 여유가 있어 테주강변에서 오래 사신 안토니오의 인생관을 경청했다. 모두에게 평등한 신의 존재, 평화로운 삶의 중요성 등 공감이 가는 얘기였다.

잠시 들린 다른 동네사람, 그 사람의 동생 등과도 인사를 나누고 다시 출발했다. 이젠 펑크나면 히치하이크를 해야한다.

리스본을 40킬로미터 남기고 Villa franca do xira라는 긴 이름의 강젼도시에서 오늘의 라이딩을 마무리했다.

예약한 숙소에 짐을 풀곤 여유있게 테주강변의 공원을 산책했다. 공항이 가까운지 자주 비행기가 지나간다.


며칠 후면 나도 하늘의 저 경로로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안도감과 평화로운 감정을 온전히 느끼는 하루였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