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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 Cycling

2024 투르 드 프랑스 (Tour de France) 프롤로그

by wandererj 2024.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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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이탈리아 피렌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2024년 투르 드 프랑스의 팀 프레젠테이션이 열렸다.

 

지난해 스페인 빌바오에 이어 올해는 처음으로 이탈리아에서 개막행사(Grand Departs)와 3개의 스테이지가 열리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행사를 관전하려고 예약했던 항공권을 사정이 생겨 취소하게 되어 조금은 씁쓸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올해 투르는 파리올림픽때문에 프랑스 니스에서 마지막 우승자가 정해지게 되며, 스프린트를 제외하곤 종합 순위에 변동 없는 마지막 스테이지도 모나코에서 출발해 중간에 COL D'EZE 등 업힐구간을 지나는 ITT(Individual Time Trial)로서 마지막까지 우승을 다투는 상황도 가능해졌다.

 

2020년부터 2번씩 옐로 져지를 나눠가진 타데이 포가차와 요나스 빙예가르가 현재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대회가 시작하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지난 4월 스페인 바스크에서 열린 Itzulia 레이스에서 올해 프로 사이클링 레이스의 향방에 영향을 미치는 큰 낙차사고가 발생했다. 공교롭게 올 투르의 종합우승 후보 중 포가차를 제외하고 요나스 빙예가르, 프리모즈 로글리치, 렘코 에베네폴이 모두 이 사고에 휘말리며 부상을 입었다. 

 

전년도 옐로 져지 빙예가르는 폐와 갈비뼈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Itzulia 이후 모든 레이스에 참가하지 못하고 투르 개막에 맞춰 재활에 전념했다. 목요일 팀 프레젠테이션에서 '이 자리에 선 것 자체로 이미 승리라고 생각한다'라고 한 그의 말에서 재활과정의 고단함을 엿볼 수 있었다.

 

요나스보다는 부상 정도가 가벼웠는지 투르의 전초전인 Criterium du Dauphine에 복귀한 프리모즈 로글리치는 우승을 차지한 반면, 렘코 에베네폴은 아직 최상의 컨디션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업힐 구간에서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타데이 포가차는 올 시즌 이미 스트라데 비앙케, 리에주-바스토뉴-리에주, 볼타 카탈루냐를 우승한 여세를 몰아 지로 데 이탈리아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포가차는 역사상 7명만 해낸 지로-투르 더블을 노리고 있다. 이 성취를 기록한 마지막 라이더는 1998년의 미르코 판타니였다.

 

3달 사이에 3주간 열리는 2개의 그란 투어 레이스를 연이어 우승하는 일은 팀의 페이싱이 주류를 이룬 최근 사이클링 레이스에서는 점점 더 달성하기 힘든 목표가 되고 있다. 라이벌들 간의 연합을 방지하는 전략인지 사실인지는 불확실하나 포가차도 지로 이후 코로나에 걸려 고생을 했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이번 투르에서는 얼마 전 기사 작위를 받은 사상 최고의 스프린터 마크 카벤디시도 현재 34회로 에디 먹스와 동률을 이루고 있는 투르 최다 스테이지 우승 기록 경신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은퇴를 발표하며 나선 투르에서 간발의 차이로 스테이지 우승을 놓치고 낙차로 인한 쇄골 골절로 중도에 포기한 카벤디시는 은퇴를 번복하고 레이스에 참가한다.

 

넷플릭스 '언체인드 레이스' 중 인터뷰에도 나오듯이 사이클은 절대적으로 팀 스포츠이다. 3주간의 극한 레이스에서 넘어지지 않고 가장 빠른 기록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안전하게 보호해 주고 라이벌 팀의 집요한 공격을 막아주는 헌신적인 팀메이트가 절대적이다.

 

그런 점에서  요나스가 속한 비스마 리스 어 바이크팀의 '슈퍼 도메스티크' 셉 쿠스의 불참은 뼈아프다. 지난해 부엘타 아 에스파냐 종합 우승을 차지한 이 걸출한 업힐 스페셜리스트의 부재에 따른 악영향은 초반부터 시작되는 이탈리아의 산악 구간에서 나타날 것이다.

 

이에 비해, 포가차르의 UAE 에미레이트팀은 투르를 위해 조아오 알메이다, 후안 아유소 등 영건들과 아담 예이츠, 팀 웰런스 같은 베테랑이 적절히 포함된 막강한 팀을 구성했다. 랜스 암스트롱을 우승시킨 전성기의 US Postal Service 팀이나 브래들리 위긴스, 크리스 프룸이 옐로져지를 차지했던 시절의 Team Sky에 필적하는 업힐 트레인을 가동할 수 있는 상황이다.

 

도피네 우승으로 상대적으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프리모즈 로글리치는 새로운 스폰서 레드불 로고가 들어간 새 유니폼을 입고 레이스에 참가할 예정이다. 여러 결정적인 낙차 사고에도 불구하고 이미 훌륭한 커리어를 쌓은 이 전직 스키 점퍼 레이서도 이제 34살의 베테랑으로 최초의 투르 옐로져지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 투르는 6월 29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출발하여 7월 21일 프랑스 니스에서 마치는 총 21개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레이스 중간에 별도 국가인 산 마리노와 모나코도 지나게 되어 총 4개 국가에 걸쳐 레이스가 벌어진다. 여러 가지 변수와 엇갈리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참가한 178명의 선수 중 전체 3,498KM를 가장 빨리 달린 선수가 투르의 명예로운 노란색 마이요 존느의 주인이 된다. 

 

폴카닷 져지는 전년도 산악왕 쥴리오 치코네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처드 카라파즈 등이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포인트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그린 져지는 올해도 월드 챔피언 매튜 반더폴의 리드아웃을 받을 야스퍼 필립센을 능가할 스프린터가 없는 듯하다.

 

개인적으론 마지막 21 스테이지 모나코-니스 구간에서 모나코 주민 타데이 포가차가 우승을 확정 지으며 리빙 레전드로서의 커리어를 완성하는 대회가 되길 기대한다.

이번 투르는 프로 사이클링의 슈퍼스타 피터 사간이 은퇴하고 열리는 첫 경기이다. 프랑스가 사랑해 온 티보 피노의 자리를 다비드 고듀, 기욤 마르탕 등 자국 선수들이 얼마나 채울 수 있을 지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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