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벨로11 유로벨로5 스테이지 15: Bissert - Sabernet 역시나 새벽에 내린 이슬로 축처진 캠핑장의 아침. 마음마저 처질 수는 없어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옆 캠핑카의 할아버지들은 와인이 과하셨는지 아직도 잠잠하다. 승용차를 타고 캠핑장을 돌던 남자가 찾아왔다. 어제 전화 통화를 한 캠핑장 주인이었다. 의사랑 약속이 있어서 결제를 해주면 좋겠다고 카드 결제 기능이 있는 핸드폰을 내밀었다. 오랫만에 보는 효율성이 맘에 들었다. 어제에 이어 긴 운하를 따라 출발했다. 곳곳에 수문이 설치되어 있어 물의 흐름을 조절하고 배를 운하의 위아래로 옮겨주는 기능을 하고 있었다. 금요일이라 카트리나, 다이아나, 카르페 디엠 등의 이름응 가진 다양한 배들이 오고갔다. 가끔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는 남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유로벨로 코스는 Saar 운하를 타고.. 2024. 10. 15. 유로벨로5 스테이지 14: Saarlouis - Bissert 예상대로 전날 새벽부터 비가 더욱 거세어졌다. 나가서 확인해 볼 것도 없이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줄기 소리로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다. 새삼 비를 안맞는 텐트 자리를 배정해준 배려가 고마웠다. 당연히도 하루 더 묵으며 쉬기로 했다. 건물 구석이 독한 바카디 빈병이 있었는데, 누군가 이 자리에서 독주로 비오는 시간을 보낸게 아니었을까. 오후에 더이상 허기를 견딜 수 없어 비가 잦이진 틈을 타 구글맵으로 본 태국 식당에 가서 커리와 똠양꿍으로 속을 달랬다. 인근에 처음으로 한국에서나 보던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에서 카푸치노를 마시고 호젓한 쇼핑센터에서 시간을 보냈다. 부슬비가 내리는 거리엔 바이올린을 켜는 악사만 홀로 연주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여전히 지 예보가 있지만 작은 공간에서 더 지내는 .. 2024. 10. 14. 새로운 여행, 유로벨로 5(Eurovelo 5) 혹은 비아 프란치제나(Via Francigena) 오랫동안 궁리하던 새로운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다. 영국의 캔터베리에서 시작해 이탈리아의 로마까지, 그 너머 장화 모양의 이탈리아 반도 뒷꿈치에 자리잡은 브린디시까지 연결되는 약 3,000킬로미터에 달하는 코스이다. 캔터배리에서 출발하는 도보 순례루트인 비아 프란체지나와 구별되는 유로벨로 5의 특징은 프랑스 북부에 인접한 벨기에와 룩셈부르크를 지난다는 점이다. 스위스를 거쳐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 지방으로 이동하는데, 세인트 버나드 패스를 넘는 비아 프란체지나에 비해, 유로벨로 5는 고타드 패스를 넘어 코모 호수 근방을 지나게 된다. 오랫동안 꿈꾸던 유로벨로 코스는 안달루시아에서 출발해 터키에서 끝나는 유로벨로 8이었다. 지중해를 오른쪽으로 두고 달리는 이 코스 위에 있는 발렌시아, 스플릿.. 2024. 9. 25. 이전 1 2 3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