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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전거여행

유로벨로5 스테이지6: Roubaix - Mont de l'Enclus

by wandererj 2024.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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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주변 도로에서 공사를 하는 지 중장비 소리가 아침부터 요란했다. 창밖을 보니 벌써부터 등교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예술대학이라 그런지 거리의 벽돌건물보다는 한결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원색 건물이 보기 좋았다.

어제 봐둔 자전거 용품 기념품 샵으로 가려고 구글맵 길찾기를 따라 갔는데 조작을 잘못했는지 다시 벨로드롬 근처였다. 마지막 섹터에서 바라보니 갑자기 매튜 반더폴이 오른쪽으로 턴하던 장면이 떠올라 그대로 따라가 보았다.

세상에 수없이 화면으로 본 낡은 루베 벨로드롬이 구석에 있었다. 어제 본 건물은 새 경기장이었다. 여러번 상상한대로 작고 낡은 벨로드롬이 한쪽에만 관람석이 설치된 채로 몇몇 불량해 보이는 청소년 몇명만 핸드폰 눈을 고정시킨채 이방인에게는 무심한 채로 있었다. 마치 철지난 해변의 놀이공원 같은 분위기였다.

구글 리뷰 적힌 grumpy한 경비원도, 아무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어서 콘크리트로 된 트랙을 여러번 자전거로 돌았다. 모든 자전거 덕후적인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자전거, 사이클링을 좋아하게 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간 기념품점 베라 사이클링의 오너이자 디자이너 실린은 처음으로 오는 한국인 손님이라며 엄청난 환대를 해주었다. 자신의 제품이 세계로 여행하는 것을 기념하려 벽에 붙여놓은 세계지도에서 한국을 동던으로 긁어 표시했다.

평소라면 탐탁치 않은 사진도 찍었다.그 지도 위에 놓아둔다고 했다. 로마까지 가는데 자전거 여행자가 없다고 하니, 봄이라면 많았늘 것이라고 답했다. 언젠가 4월 파리-루베 레이스에 다시 방문할 것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유로벨로 루트로 다시 돌아가 긴 운하옆 자전거길을 달렸다. 어느순간 벨기에 국경을 넘은 것은 구글 지도로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구글 지도상 내 위치가 경로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계속 운하를 왼쪽에 두고 달리니 크게 괴념치 않고 라이딩을 이어갔다.

눈이 마주친 운하 선박 항해사의 화이팅에 방향 감각이 둔해졌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남쪽 투르나이 Tournaj 이정표를 보고야 길을 잘못 든 걸 깨달았다.

다시 거슬러 달려오니 운하도 교차로를 이루고 있었다.왕복 10킬로미터나 달려서 깨달았다. 운하도 교차한다.

거의 업힐이 없는 길을 달려 투어 오브 플랜더스의 유서깊은 업힐들이 있는 Mont de ㅣ'Elus의 작은 캠핑장을 찾았다. 아무리 벨을 눌러도 반응이 없다가 아이를 데리고 부인이 또 주인장 남편이 순식간에 자동차를 타고 나타났다.

주인이 추천해 준 쉘터(오두막) 에 자리를 잡으니 기르는 고양이, 닭, 개가 계속 나를 따라다녔다. 아무도 없는 캠핑장의 오두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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