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자전거여행

유로벨로5 스테이지 9: Hundenberg - Namur

by wandererj 2024. 10. 7.
728x90

어제 그냥 들어와 머문 꼴이 되어서 샤워 동 건물에 갈 때마다 저멀리 보이는 리셉션 건물에 누가 있는지 신경쓰였다. 누구라고 있으면 가서 어제 상황을 설명하고 비용을 지불하고 싶었다.

하지만 짐을 다 정리하고 출발할 때까지 여전히 사무실은 비어있었다. 유리문에 붙은 번호로 전화하니 여자분이 웃으며 우리는 캠프사이트가 아니라고 했다. 할 수 없이 10유로 지폐를 문 아래로 밀어넣고 출발했다.

캠핑 트레일러야 차단봉을 지나야 입장이 가능해서 비밀번호를 받고 하는데 자전거는 그냥 옆으로 지나가면 되고,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니 특정한 사이트를 부여할 필요도 없는 별종같은 존재였다.

이날은 플랜더스 지역에서 수탉이 상징인 왈론 지역으로 넘어가는 날이었다. 전날 캠핑장으로 가느라 유로벨로 루트에서 좀  멀리 벗어나서 wiver까지는 국도를 타고 라이딩해 합류하였다. 공도에도 대부분 자전거 도로가 표시되어 있어 불안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월론 지역은 플랜더스 보다는 돌길은 적고 작은 낙타등이 자주 나타났다. 아르덴 클래식 레이스에서 선수들이 왜그리 후반에 힘들어하는지 다리에 쌓이는 피로도와 비례하여 이해할 수 있었다.

저녁에 도착한 나무르에서 쌀쌀한 바람에 몸이 식으며 어제 헤맨 기억때문인지 마음이 조금 조급해졌다. 길에 서서 예약하고 찾아간 숙소 입구에 길 때까지 메시지가 없어 전화를 하니 2025년 7월로 예약했고 오늘은 잔여객실이 없다고 했다. 정신없이 누르다 실수를 했다. 취소하고 역시 다른 숙소를 예약하곤 떨리는 몸으로 자전거를 이동했다. 다행인 것은 벨기에는 온 국토가 고유번호를 가진 자전거 도로호 연결되어 자전거로 옵션을 선택하고 경로를 따라 이동해도 문제가 없었다. 보통 다른 나라에선 자전거 경로는 막다른 사유지가 나오거나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오랫만에 조용한 숙소에서 눅눅한 옷가지를 말리고, 근처 식당에서 피자를 기다리며 페일에일을 마시며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렸다.

첫 인상과는 다르게 나무르는 고즈넉하고 운치있는 도시였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