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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전거여행

유로벨로5 스테이지 18: Bergheim - Cernay

by wandererj 2024.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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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여주인과 남편은 아침부터 부지런히 어디론가 간다고 잘 정리하고 여행 계속하라고 인사하고 사라지셨다.

간밤에 커다란 달이 떠있던 알자스 아침 하늘은 수백마리 새들이 몰려서 날아다니고 있었다. 요일 감각이 없어진지 오래인데 확인해보니 월요일이었다.

동네 중심가로 가서 물어서 찾은 빵집에서 커피와 빵을 마시며 여유롭게 출발 준비를 했다. 출입구 옆 테이블에 앉았더니 빵을 사러온 동네 사람들이 지나가며 다들 인사를 건넨다.

출발지에서 멀지않은 콜마르로 향했다. 구글맵에도 포스트카드로 가득한 마을이라는 리뷰가 있어서 기대가 되었다.

구간 곳곳에 유로벨로5에 대한 설명이 있는 표지판과 휴식처가 마련되어 있었다.

유로벨로 코스 설계자는 콜마르에 대한 애정이 없는지 보통은 시내를 둘러보고 가는 코스가 이 곳에서는 그냥 도시 외곽으로 지나가게 해놓았다.

거리를 가늠하지 못하고 표지판과 구글맵만 보며 라이딩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할아버지가 나타나선 콜마르는 저쪽이라고 알려 주셨다. 그제서야 루트가 시내로 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프항스어와 영어를 섞어서 대화하신 후 그래도 미덥지 못하셨는지 나를 의식하며 먼저 출발하셨다. 한참을 달려 초입에서 2킬로 더 가면 콜마르라고 알려주고 왔던 길로 돌아가셨다. 당연히도 가던 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일부러 길 안내를 해준 것에 비하면 내 감사가 약했던 것 같았다.

콜마르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등장하는 건물이 있웄다. 미리 다운받은 해당 장면과 비교해보니 정말 똑같았다.

그 건물 인근에는 아른다운 대성당이 있었고, 성당에는 아무리 봐도 3월을 가리키고 있는 태양을 이용한 달력이 있었다. 성당 벽면 시계 밑에 '메멘토 모리'라고 새겨져 있었다.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온 문장을 프랑스 소도시에서 만나니 큰 울림이 있렀다.

콜마르를 빠져나와 유로벨로 코스로 복귀하는데 역시나 감을 믿었다가 광활한 옥수수밭에서 한참을 헤맸다.

피로가 누적됬는지 50킬로미터 주행 후에는 자꾸 몸이 쳐졌다. 쉴 때마다 campsite near me를 검색했다. 하지만 찾아간 캠핑장은 역시 시즌이 지나서 문이 닫혀있었다.

결국 어두워진 후에 도착한 Cernay에 마지막으로 찾아간 캠핑장 입구에 2025년 4월에 다시 문을 연다는 안내를 보고는 단념했다.

부킹닷컴에서 가강 가까운 숙소를 예약해서 어두워진 거리를 달려 하루룰 마무리했다.

숙소 앞에서 헤매는 나를 보고 길을 알려준 케밥 식당에서 프랑스-벨기에 축구 시합을 보며 조금 위태로웠던 하루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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