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자전거여행

유로벨로5 스테이지 19: Cernay - Basel

by wandererj 2024. 10. 20.
728x90

식당을 겸하는 숙소에 묵어서 이른 아침부터 분주함이 느껴졌다. 이날은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더이상 불어를 못해 상대방을 답답하게  하는 일은 둘어들 것 같았다.

Cernay 외곽을 나와 달리다 보니 이제 빈야드는 점점 줄어들고 대신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보았던 광활한 옥수수밭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확철은 지났는지 갈색으로 위대롭게 의지하며 서있었다.

알다스 와인로드 표지판이 어느순간 사라졌다. 며칠동안 보라색 표지판을 바라보고 달렸는데 이젠 찾을 수 없었다.

Mulhous 시내엔 이슬람 전통복장을 한 사람들이 많았고 어느순간 유로벨로5 간판 대신 유로벨로6 표지가 자주 보였다. 둘이 다른 길이라 생각하고 gpx 파일을 주시하며 달렸는데, 한참 후에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우리 여태까지 할 만큼 했으니 이제부턴 너희가 좀 알아서 찾아라는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 길가에 빵집이 있어 휴식을 겸해 요기를 하는데, 옆 테이블에 대화를 즐기시는 할아버지가 자꾸 아는 체를 하셨다. 죄송하게도 프랑스을 못한다고 하니 웃으시먀 괜찮다고 'Bon Voyage'라고 하신다.

프랑스지만 독일어 이름을 가진 작은 마을을 여러 곳을 지나니 금방 그칠 것 같던 비가 점점 강해졌다. 레인 자켓을 잊고 신발은 며칠 전 산 버겐스탁 샌들로 갈아신었다. 바닥이 두터워 예전 신발보다 라이딩 하기 한결 나았다.

여전히 빗속에서의 공도라이딩은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다. 점점 보이지 않는 표지판과 빗물에 가려진 구글맵 화면을 번갈아 보다가 길을 헤매기를 몇번.

눈앞에 한강 너비의 3분의 2 정도 되는 라인강과 분주한 화물선 무리가 나타났다.

스위스 국경을 넘은 건 흰 바탕에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크기의 스위스 국기가 있는 자동차 표지판을 보고 알았다.

이제는 우리가 책임진다는 듯이 스위스를 지나는 유로젤로 표지판과 붉은색 자전거 도로 표지판, 공사 중일때 우회로를 알려주는 오렌지색 Deviation 표지판이 촘촘하게 안내를 해주고 있었다.

바젤에선 뭔가 자전거가 차보다 더 우선인 교통수단처럼 느껴졌다. 시내에 건물을 관통하는 자전거 전용 터널, 작은 수신호만 던지고 전차와 차 앞으로 용감하게 들어서는 라이더들, 아이들과 짐을 실은 카고 바이크. 모두 거침이 없었다.

시내에서 숙소를 찾으니 단위가 맞나 싶을 정도로 스위스다운 가격이어서 여행 처음으로 도미토리를 예약했다. 공공 문화센터인듯한 브루어리, 요가 교실에 둘러싸인 깨끗한 도미토리에서 자전거를 보관하곤 한숨 돌렸다.

계속 잠을 자는 터키 대학생과 브리즈번에서 온 건축가 지방생과 인사를 나누고 휴식을 취했다.

미술관이 많은 바젤에서 하루 쉬기로 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