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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 Cycling

2023 투르 드 프랑스 스테이지 16: Hats off

by wandererj 2023.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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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스테이지 동안 지리하게 이어져 온 10초 남짓의 차이.

하지만 지난 몇년간 알레한드로 발베르데, 빈센초 니발리 등 사이클 레전드들의 은퇴를 자연스런 세대교체라고 생각하게 한 새로운 세대 출현의 가장 정점에 있는 타데이 포가차르는 왠지 모든 걸 뛰어넘을 수 있을 것같은 그만의 아우라가 있다.

2020년 투르에서 모두의 예상을 벗어나는 ITT 스테이지20 을 통해 투르 첫 우승을 해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특히 업힐에서 고통 따위는 전혀 상관치 않는 것같은 그의 표정은 볼 때마다 놀랍다.

2분 간격으로 마지막으로 출발한 요나스 빙예가르.


이번 투르에서도 라이벌이나 같은 팀 선수의 뒤에 접착제처럼 꾸준히 붙어 있어 VingeGLUE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뒤만 쫒아서 투르에서마이요 존느를 차지하고 역사에 남은 챔피언은 없다. 스스로 챔피온의 자격을 증명하도록 요구받는 것이 사이클링이란 스포츠의 속성이다.


빙예가르는 타임 트라이얼 첫번째 체크 포인트에서 그때까지 1위의 기록으로 hot seat에 앉아 있던 팀 동료 WVA를 20초나 앞서며 모두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빙예가르는 수성보다는 스테이지의 모든 순간을 공격적으로 운영하여 TT에서는 우위라고 여겨졌던 포가차르를 무려 1분 38초 차이로 압도하며 이번 투르 첫번째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했다.

코스가 조금 더 길었더라면 도핑의 힘을 빌렸지만 전성기의 랜스 암스트롱처럼 앞서 출발한 라이벌들을 추월하는 모습을 연출할 뻔 했다.


마지막 업힐을 앞두고 자전거를 바꿔탄 포가차르를 그대로 TT 바이크로 피니시까지 밀고 간 빙예가르가 오히려 압도하는 레이스였다.


2020 투르에서 포가차르의 신들린 라이딩을 놀랍게 쳐다보던 WVA는 이번에는 모자를 벗어 팀 동료의 오랫동안 기억될 퍼포먼스에 경의를 표했다.


조금 힘겨워 보였지만 이번 투르 전체의 순위가 확정될만한 뼈아픈 패배를 당한 포가차르는 평소의 그 답게 웃으며 우승자에게 축하를 건넸다.


훌륭한 팀 동료들의 조력을 받는 빙예가르가 확보한 1분 48초의 우위는 순위 변동이 없는 마지막 스테이지를 제외하고 4개 스테이지를 남겨둔 현재 시점에선 남달리 커보이는 차이이다.

다음 스테이지 17는 무려 해발 2,304미터 Col de la loze를 넘어서 피니시하는 코스이다.

타데이 포거차르가 이제는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폭발적인 어택을 넘어서는 어떤 것을 보여주며 토요일 마지막 경쟁 스테이지까지 승부를 이어가는 국면을 만들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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