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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전거여행

영산강-섬진강 자전거길 종주 3일차(4.1)

by wandererj 2023.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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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에서 섬진강 자전거길의 종점인 배알도수변공원 인증센터까지 거리는 약 60km라 여유 있게 라이딩해서 광양에서 점심을 먹고 센트럴행 고속버스를 1시경 타는 걸로 계획을 정하고 출발했다. 
 
토요일이라 벚꽃터널이 있는 길에는 갓길에 주차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아 신경쓰며 라이딩했다. 몇 년 전 사고 이후 자전거길에서의 주행도 조심하는 편인데, 뭔가 들뜬 주말의 분위기에 나도 자꾸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곤 했다. 때로 그룹 라이딩하는 사람들을 추월하기도 하고 나만의 텐션이 자연스레 높아져간 오전이었다.

모든 결과엔 과정마다 원인이 숨어져 있는지, 오랫만에 주행 중 장갑을 끼다가 자전거 도로 분리레일을 들이받고 낙차 하는 사고를 당했다. 옆구리로 부딪히고 아팠지만 혼자서 넘어져 누구 탓을 할 수도 없었다. 우선 가민에서 울리는 사고 알림을 껐다. 알림이 계속되면 가족들에게 문자가 발송된다. 

부딪힌 부분이 아프고 라파 바람막이가 찢어졌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다. 심하게 엉킨 체인을 보자마자 또 여행이 뜬금없이 하드코어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다. 일요일에 클릿슈즈 차림으로 광양이라니, 기계적인 문제가 생기면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공구통 안에 체인링크는 있지만 체인공구는 챙기지 않은 것 같다. 예전 정비수업을 받을 때 맨손으로 체인링크를 분해 결합을 할 수 있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안 쓰는 장갑을 낀 채 통증을 눌러가며 엉킨 체인을 풀고 또 풀었다. 천만다행으로 다시 주행가능한 상태로 복원되었고 가족들에겐 전화로 혹시 메시지를 받았는지도 확인했다. 큰 액땜으로 생각하고 천천히 근육을 풀어가며 마지막 인증센터까지 주행하였다.

배알도공원 인증센터부터 동광양터미널까지도 짧지 않은 거리를 주행해야 했다. 터미널 근처에서 지속되는 자책감을 누르며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을 대신했다.

동광양(중마) 터미널에서 서울행 버스에는 나를 포함해서 자전거 세대를 짐칸에 넣었고, 터미널 곳곳에 자전거가 있어 좀 걱정했으나 아마 부산이나 광주 등으로 돌아가는 여행자이었던 것 같다.

센트럴에서 왕숙천까지 다시 한 시간 정도 라이딩하고 자동차로 귀가하여 3일간의 여행을 마쳤다. 이 날은 구례부터 광양까지 65.79km, 센트럴에서 구리시 왕숙천까지 24.71km를 라이딩하였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내가 놀랄 정도로 옆구리에 멍이 들었지만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었다. 훨씬 더 낯선 상황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는데, 다시 한번 스스로를 다잡는 경험으로 삼아야겠다.
 
영산강, 섬진강 코스는 다음에 엠티비나 그래블로 다시 가봐야겠다. 인증을 건너뛴 지점들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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