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넘게 매일 자전거를 타다보니 왠지 하루 멈추고 쉬는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북쪽으로만 달리던 방향이 서쪽으로 변경되는 기점인 Zamora까지 가기로 하고 도시를 나섰다.
날씨도 가을 날씨이고 약간 뒷바람도 불었다. 몸 상태도 좋아 자모라를 지나 20킬로미터 정도까지 갈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하며 자모라 초입에 들어선 순간 앞바퀴가 펑크가 났다.
수없이 상상한 순간이다. 도로 표지판 그늘에 멈춰서 공구를 꺼내고 튜브를 교체했다. 나무 가시가 박혀 있었다.
하지만 다시 타이어를 휠에 끼우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왠지 진이 빠졌다. 와이어 비드도 아닌데 뭐가 문제였는지.
여분의 튜브와 부러진 교체공구를 사려 자모라에 있는 자전거 샵을 찾아 다시 타이어를 체크하고 공기도 주입했다.
수리하고 이리저리 찾아다니느라 2시간은 지난 것 같다. 자모라도 살라망카, 카세레스 등 이전에 지난 도시들처럼 수려한 곳이었다.
지나다보니 알베르게가 있었고, 플라센시아 광장에서 인사한 자전거 옷을 입은 두명과 얘기를 나누었다.
두번째로 보는 자전거 순례객이었고, 세비야에서 온 훌리오와 살바였다. 그들도 나를 몇번 보았고, 옷을 바꿔입은 것도 알아보았다.
오랫만에 에디먹스, 미겔 인두라인, 콘타도르가 등장하는 자덕토크를 시전한 후, 같은 알베르게에 머물렀다. 같은 방에 내일부터 사나브레스 루트를 여행하려는 마드리드에서 온 여성 자전거 여행자도 있었다.
세비야 두 친구와 맥주도 마시고, 타파스로 저녁도 먹었다. 근처에 교회가 있어 들어가 정말 오랫만에 기도도 했다.
얘길 많이하고 시내를 돌아다녀서인지 처음으로 일찍 잠에 들었다. 새벽에 추워서 온도를 확인하니 무려 13도 였다. 침낭이 없어 예전에 데카트론에서 산 비치타월을 덮으니 괜찮았다.
뭔가 내일부턴 그룹 라이딩을 할 분위기이다. 안심이 되기도, 좀 아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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