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알베르게에서 제공하는 커피와 빵을 먹으면서 준비를 했다. 모두 여유있고 친절하다.
세비야 친구들은 당초 아스토르가까지 가서 프랑스 루트로 여행할 계획을 바꿔 나처럼 사나브레스 루트로 갈 계획이라고 한다. 여러 사람한테 물어보곤 사람이 적은 루트를 선택한 것 같다.
오늘 Santa marta del tere까지 가기로 하고 그들은 먼저 길을 떠났다. 어차피 만날 예정이기에 가볍게 인사하고 여유있게 준비를 마쳤다.
어제 자전거샵 직원이 자모라 이후엔 오프로드 카미노 루트가 풍광이 좋다는 말이 생각마서 첫 20킬로미터는 도보 순례 루트를 따라 라이딩했다.
역시 거대한 평야에 옥수수밭, 해바라기밭과 사료용 목초지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역시나 자갈, 모래길에 너무 낮은 평속과 신경을 많이 써야했다. 첫 마을에서 커피를 마시고, 까레테라에 올랐다. 이제 서쪽 방향인 N631과 ZA로 시작되는 자모라 지방도를 이용했다.
지방도는 특히 2, 30분에 차가 한 두대 지나가는 정도로 한산했다. 세비야 친구들은 어느 마을에서 점심을 먹는지, 카미노 루트로 움직이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80킬로미터정도 달려서 예정된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가게도 없고 바가 하나 있을 뿐이다.
알베르게 앞에서 뉴욕에서 오셨다는 순례자와 잠시 얘길 나눈다. 이번이 4번째 카미노라고 하신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인데 2시부터 5시까지 사무실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전화도 받지 않아 건물 앞에서 기다리니, 어디선가 갑자기 스페인 아주머니가 나타나 여기서 머물 거냐고 물어보시곤 문을 열어주신다. 걱정말라며.
나중에 알고보니 오스피탈레로, 봉사자시라고 한다.
샤워도 하고 동네에거 유일한 바에서 요기를 하고 돌아와보니 앞 바퀴에 또 바람이 없다. 어제보단 수월하게 튜브를 교체하고 펑크패치를 이용해 구멍을 때우려고 했더니 본드가 굳어있다.
여분의 튜브기 없어 검색하니 자전거샵은 50킬로미터 이후에 있다.
갖자기 온갖 근심이 몰려왔다. 결론은 방법이 없다. 다시 펑크나면 길에서 차라도 세워야지 뭐 별 수 없다.
옆 침대의 네덜란드 분은 그란 카나리아에 사시는데, 무려 알메리아에서 라코류냐까지 걷는 중이라고 한다. 4개월 전에 다리에 문제가 생겨 어제부터 다시 재개하셨고.
스페인은 대각선으로 걸어서 관통하시는 이유가 무었인지.
동네에 가게가 없어 자전거로 1킬로미터 떨어진 옆동네에 가려니 만사가 귀찮다. 동네의 유일한 바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10시에 자리에 누웠다.
스트라바 기록을 보니 세비야 친구들은 20킬로미터 전의 타바라에서 멈춘 듯 하다.
네덜란드 순례객이 뉴욕 아저씨에게 코를 고냐고 물어보더니 그러디 않길 바란다는 대답을 듣고 이어플러그를 찾는다.
새벽에 매트리스를 들고 나가는 걸 보니 뉴욕 아저씨가 코를 골았나보다. 아니면 나였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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