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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Portugues(포르투갈 길_R) Etapa 1: Santiago de compostella-Vigo 어제 평소보다 늦게 자기도 하고, 대부분 계획한 코스의 일정을 마친 여행자들이어서 7시가 다 됐는데도 인기척이 없다. 하지만 오늘부터 동행이 없는 걸 알기에 단호하게 짐을 복도로 가져나와 채비를 마쳤다. 그간의 여정을 같이 또 따로했던 세비야 듀오와 우엘바 라이더 아구스틴에게 그간 즐거웠고 집에 잘 돌아가라는 왓츠앱 메시지를 보낸다. 평소에 대화하는 스페인어는 문장을 너무 거창하게 만들다가 동사 시제와 성수일치의 미로에 빠지는 내 문자는 가벼운데 비해, 그들의 메시지는 너무 정중하다. 벌써부터 안달루시아에 다시 방문하면 할 일들 목록이 아주 길다. 안달루시아 사림들은 낙천적이고 농담을 많이 하는 편이다. 진지한 카탈란 사람들만 많이 대했던 내가 좀 적응이 늦었던 이유인것 같다. 포르투갈 길은 리스본이나 .. 2023. 9. 15.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 14: Lalin-Santiago de compostella 은의 길의 마지막 날이다. 10년 전에 프랑스길의 마지막에는 많이 흥분도 되고 스스로 대견하고 아쉽기도 한 여러 감정에 사로잡혔었는데 이번은 이후에도 여행을 계속할 예정이라 담담했다. 자전거를 우편서비스로 먼저 부쳐야 한다는 세비야 듀오는 부지런히 먼저 출발했다. 서무 서둘렀는지 소지품 가방을 놔두고 가서 산티아고에서 주기로 하고 챙긴다. 아침에 역시 카페콘레체와 나폴리타나 초콜라테 등으로 연료를 채운다. 살바는 쿠바티타가 본인의 가솔리나(연료)라고 하는데 나는 택도 없다. 50킬로미터 정도를 앞두고 있어 도보 순례루트로 열심히 자전거를 탄다. 새들백의 제대로 된 사용법을 이제서야 찾았는 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갈리시아의 신비로운 숲길을 만끽하는 라이딩이었다. 그러다 10킬로미터를 남기고 .. 2023. 9. 14.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 13: Ourense-Lalin 알베르게는 아침 8시까지 머물다 떠나야하는게 보통이다. 어제 베린에서 같이 머물렀던 프랑스 커플만 아직 자고 있고 모두 서둘러 떠났다. 아침 오렌세는 기온이 12도로 쌀쌀하다. 일요일이라 문을 연 곳이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무려 체인 슈퍼마켓이 문을 열고 있다. 어제 저녁에 바에서 본 잘 차려입은 젊은 사람들이 밤새 파티를 즐겼는지 드레스 차림으로 슈퍼에서 물건을 사고있다. 오렌지 쥬스와 크로와상을 먹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해장을 한다. 일요일이라 동네 자전거 동호인들이 모여서 떠들썩하다. 중간에 주유소가 있어서 처음으로 고압 세척기로 자전거에 쌓은 먼지를 씻어냈다. 문어의 지방답게 길가 트럭에서 문어요리를 팔 준비를 하고 있는 아저씨하고 얘기도 하고 사진을 찍는다. 점점 너스레가 늘어간.. 2023. 9. 11.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 12: Verin-Ourense 산티아고가 가까워지니 도보 순례객도, 자전거 여행자인 Bicigrino들도 많이 보인다. 훌리오와 살바와 처음으로 그룹라이딩을 한다. 훌리오는 자그마한 체구답게 업힐에서, 살바는 거구에서 나오는 파워로 평지에서 끌어주었다. 치폴리니라고 농담을 하며 이도저도 아닌 나는 겸손히 뒤를 따랐다. 초반에는 카미노 루트를, 후반에는 까레떼라를 이용해 산티아고를 앞둔 가장 큰 도시인 오렌세에 도착했다. 토요일 시청앞 광장에선 어린 커플이 소박한 결혼식을, 점심을 먹던 식당앞 교회에선 빗속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었다. 역시 죽음은 생의 대극이 아니라 한 부분으로 존재한다는 하루키의 문장이 떠올랐다. 몸사리는 친구에 비해 경찰답게 호탕한 살바와 오랫만에 쿠바타를 여러잔 마신다. 점심때 반주가 저녁까지 이어졌다. 훌리오가 .. 2023. 9. 11.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 11: Requejo-Verin 호주 순례자 Ian이 악수를 나누고 뒤도 안돌아보고 떠났다. 전화도 안되는 알베르게에 혼자 남으니 좀 스산한 기분이 들었다. 어제 저녁을 먹은 식당까지 가니 정말 불이 켜져 있다. 다리도 불편한 주인 힐아버지는 씩씩하시다. 앞에 터널을 두개 만날 것까지 알려주셨다. 불이 켜져있고 차도 거의 다니지 않으니 안심하라고. 이후 이 은의 길 루트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1300미터를 오르는 끝을 모르겠는 업힐을 계속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이제는 길에서 보면 반가운 Repsol 주유소 가게에서 음료를 보충한다. 평소보다 마시는 쥬스의 양이 몇배는 될 거 같다. 바람이 많이부는 갈리시아에 가까워져서인지 풍력발전기들이 많이 보인다. 터널은 역시 위험하지는 않았지만 오래되고 물이 좀 떨어져 음산한 분위기였다... 2023. 9. 11.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 10: Santa marta de tere-Requejo 어제 알베르게에 묵었던 사람들은 모두 경험이 많아보이는 순례자들이었는데 새벽에 바람처럼 모두 사라졌다. 뉴욕에서 오신 분만 여유롭다. 그란 카마리아에 산다는 네덜란드 순례자는 새벽에 매트리스를 들고 나가서 자더니 역시 먼저 출발했다. 어제 여분의 튜브를 다 써버려서 일단 자전거 샵이 있는 Puebla de sanabria까지를 목표로 잡았다. N525 까레떼라를 타고 직진이다.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국도에 출발할 때 닐씨도 14도 정도라 크게 어렵지 않게 전진한다. 가을 날씨라 그런지 지역이 바뀌어서인지 밤나무가 보인다. 펑크가 안난채 무사히 Puebla de sababria에 도착했다. 언덕위에 작은 성이 있는 멋진 마을이다. 무슨 있는지 차들을 통제하고 있어 앞으로 나가보니 축체가 한창이다. 물어보.. 2023. 9. 9.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 9: Zamora-Santa marta de tere 아침에 일어나 알베르게에서 제공하는 커피와 빵을 먹으면서 준비를 했다. 모두 여유있고 친절하다. 세비야 친구들은 당초 아스토르가까지 가서 프랑스 루트로 여행할 계획을 바꿔 나처럼 사나브레스 루트로 갈 계획이라고 한다. 여러 사람한테 물어보곤 사람이 적은 루트를 선택한 것 같다. 오늘 Santa marta del tere까지 가기로 하고 그들은 먼저 길을 떠났다. 어차피 만날 예정이기에 가볍게 인사하고 여유있게 준비를 마쳤다. 어제 자전거샵 직원이 자모라 이후엔 오프로드 카미노 루트가 풍광이 좋다는 말이 생각마서 첫 20킬로미터는 도보 순례 루트를 따라 라이딩했다. 역시 거대한 평야에 옥수수밭, 해바라기밭과 사료용 목초지가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역시나 자갈, 모래길에 너무 낮은 평속과 신경을 많이 써야했.. 2023. 9. 7.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 8: Salmanca-Zamora 일주일 넘게 매일 자전거를 타다보니 왠지 하루 멈추고 쉬는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북쪽으로만 달리던 방향이 서쪽으로 변경되는 기점인 Zamora까지 가기로 하고 도시를 나섰다. 날씨도 가을 날씨이고 약간 뒷바람도 불었다. 몸 상태도 좋아 자모라를 지나 20킬로미터 정도까지 갈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하며 자모라 초입에 들어선 순간 앞바퀴가 펑크가 났다. 수없이 상상한 순간이다. 도로 표지판 그늘에 멈춰서 공구를 꺼내고 튜브를 교체했다. 나무 가시가 박혀 있었다. 하지만 다시 타이어를 휠에 끼우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왠지 진이 빠졌다. 와이어 비드도 아닌데 뭐가 문제였는지. 여분의 튜브와 부러진 교체공구를 사려 자모라에 있는 자전거 샵을 찾아 다시 타이어를 체크하고 공기도 주입했다. 수리하고 이리저리.. 2023. 9. 7.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 7: Bejar-Salamanca 창 밖을 보니 아침까지 내리던 비가 멈췄다. 8시에 아침 먹자고 해서 8시 넘어 내려가려고 기다리니, 문을 두드리며 알베르토가 나타났다. 자기 30분 전부터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다고. 오늘도 역시 간단하지만 건강한 스페인식 메뉴로 식사하고 인사를 나눴다. 나중에 다시 여행 오겠다고 하니 눈쌓인 사진을 보여주며 겨울도 좋다고 한다. 20도가 안되는 날씨. 자전거 타기엔 더할 나위없이 적당하다. 비때문인지 바닥에서 비릿한 냄새가 올라오지만 그마저 해가 뜨면서 사라졌다. 조금 더 업힐을 하니 해발 1000미터를 넘겨버렸다. 작은 동네에서 처음으로 달려드는 개들을 신경쓰느라 회전교차로에서 잘못 길을 들었다. 동네 아주머니에게 다시 확인하곤 조금 되짚어 가고나서야 제대로 루트를 찾을 수 았었다. 세비야에서 출발한.. 2023. 9. 5.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 6: Plasencia-Bejar 토요일 밤의 행사가 아침까지 계속됐는지 아침까지 함성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단톡방에 메시지가 많아 확인해보니 예상치 못한 부고가 와있었다. 형과 보낸 대학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르며 우리의 삶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여러 생각이 들었다. 수고 많으셨고, 편히 쉬시라는 말을 남겼다. 일기예보대로 다른 날보다는 좀 늦게 출발할 예정이라 느긋하게 준비하며 짐을 챙겼다. 티비에선 팜플로나 등 북부지방의 호우 피해에 관한 뉴스가 계속 나온다. 복장도 처음으로 고어웨어사의 레인자켓과 레인팬츠를 챙겨입었다. 신발도 클릿슈즈 대신 샌달을 신고 페달의 평면을 이용할 계획이었다. 광장에 나오니 다행히 비는 거의 멈췄다. 다만 바람이 스산하게 불고 있었다. 토스타다, 카페콘레체, 오렌지쥬스를 천천히 마시며 시간을 조금 더 보냈다... 2023. 9. 4.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5: Caceres-Plasencia 호스텔에서 간단한 식사가 제공되어 여유있게 아침을 시작했다. 우엘바에서 온 자전거 여행자는 기척이 없다. 티비를 보며 언제 출발할 지를 가늠하고 있는데 우엘바 라이더가 갑자기 나타나서는 잠깐 인사를 나누고 커피 한잔을 마시더니 먼저 길을 나선다. 갑자기 마음이 바빠져 다른 도시에서 보겠다고 했더니 웃으며 자기가 페이스가 좀 빨라서 모르겠다고 한다. 내가 4일차에 온 이 곳을 본인은 3일 만에 왔다고 어제도 그러더니. 설마 도발은 아니겠지. 어제보다는 N630 까레떼라를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토요일 아침이라 멋진 오베아를 타고 달리는 라이더에게 한번 더 물어봐서 확인하곤 방향을 잡았다. 처음 평지에서 긴 오르막도 지나고 아름다운 강을 건너는 지루하지 않은 코스였다. 중간에 포도나무 그늘을 만들어 놓은 .. 2023. 9. 3.
Via de la plata Etapa4: Merida-Caceres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아침인데 여전히 축제장의 음악소리가 들린다. 3M 이어플러그를 끼고 잤는데 밤새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잔 느낌이다. 어둠이 걷힐 때까지 기다렸다 숙소를 나섰다. 골목마다 귀가하는 취객들이 보인다. 외곽도로를 진입하기 전에 있는 카페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아쿠아리스와 몇병의 생수를 가방에 챙겼다. 한 곳에서 다 해결하면 되는데 항상 편의점을 찾아다니곤 했었다. 대도시답게 여러곳의 회전교차로를 거친후 구글맵을 확인했더니 방향이 잘못됐다. 산책하는 할아버지께 물어보니 정말 혼신을 다해 몇 번이고 설명해주신다. 어제보다는 업힐구간이 많지만 고속도로와 나란히 지나서인지 차량통행은 훨씬 적은 쾌적한 환경이다. 가끔 근처에 사시는 라이더들을 지나치며 인사를 나누는 것 이외엔 라이딩에 집.. 2023.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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