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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5: Caceres-Plasencia 호스텔에서 간단한 식사가 제공되어 여유있게 아침을 시작했다. 우엘바에서 온 자전거 여행자는 기척이 없다. 티비를 보며 언제 출발할 지를 가늠하고 있는데 우엘바 라이더가 갑자기 나타나서는 잠깐 인사를 나누고 커피 한잔을 마시더니 먼저 길을 나선다. 갑자기 마음이 바빠져 다른 도시에서 보겠다고 했더니 웃으며 자기가 페이스가 좀 빨라서 모르겠다고 한다. 내가 4일차에 온 이 곳을 본인은 3일 만에 왔다고 어제도 그러더니. 설마 도발은 아니겠지. 어제보다는 N630 까레떼라를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토요일 아침이라 멋진 오베아를 타고 달리는 라이더에게 한번 더 물어봐서 확인하곤 방향을 잡았다. 처음 평지에서 긴 오르막도 지나고 아름다운 강을 건너는 지루하지 않은 코스였다. 중간에 포도나무 그늘을 만들어 놓은 .. 2023. 9. 3.
Via de la plata Etapa4: Merida-Caceres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아침인데 여전히 축제장의 음악소리가 들린다. 3M 이어플러그를 끼고 잤는데 밤새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잔 느낌이다. 어둠이 걷힐 때까지 기다렸다 숙소를 나섰다. 골목마다 귀가하는 취객들이 보인다. 외곽도로를 진입하기 전에 있는 카페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아쿠아리스와 몇병의 생수를 가방에 챙겼다. 한 곳에서 다 해결하면 되는데 항상 편의점을 찾아다니곤 했었다. 대도시답게 여러곳의 회전교차로를 거친후 구글맵을 확인했더니 방향이 잘못됐다. 산책하는 할아버지께 물어보니 정말 혼신을 다해 몇 번이고 설명해주신다. 어제보다는 업힐구간이 많지만 고속도로와 나란히 지나서인지 차량통행은 훨씬 적은 쾌적한 환경이다. 가끔 근처에 사시는 라이더들을 지나치며 인사를 나누는 것 이외엔 라이딩에 집.. 2023. 9. 2.
Via de la plata Etapa3: Monesterio-Merida 전날 오후에 자서 그런지 역시 일찍 잠에서 깼다. 같은 숙소에 묵은 두 분은 기척도 없다. 보통 걷는 순례자가 더위에 더 취약해서 일찍 서두르는데 그렇지 않으신가 보다. 6시가 넘어 스페인어로 죄송한데 불 좀 켜도 되겠냐고 하니 또 못알아 들으셔서 luz라고 단어만 말하니 si라고 대답하신다. 로망스어 계열이라는 루마니아 분들이신가 하여간. 점점 손에 익어 가는 출발 준비를 마치고 알베르게 입구에서 체인오일을 발랐다. 인화물질이라고 체크될 거 같아 가져오지 않고 세비야 데카트론에서 구입한 오일인데 노즐이 없다. 바닥에 쏟아지는 게 더 많다. 난해하다. 구글맵이나 komoot 어플로 메리다까지 루트를 검색하니 101킬로미터. 해발 700미터에서 200미터까지 지속적으로 하강한다. 은의 길을 라이딩한 유튜버.. 2023. 9. 1.
Via de la plata(은의 길) etapa2: Castilblanco de los aryos-Monesterio 오늘부터는 포장도로(carretera) 위주로 라이딩을 한다고 마음먹으니 모든게 단순해졌다. 어제는 거친 지면에서 올라오는 충격때문에 자꾸 가방들이 흔들리고, 먼지로 뒤덥힌 물통도 마실 때마다 신경쓰였다. 출발 전 물티슈로 자전거 프레임과 체인을 닦으며 오늘의 라이딩을 준비하였다. 간밤에 같이 묵은 세명의 도보 순례객도 어제가 힘겨웠는지 먼저 짐을 챙기고 간단한 요기를 하며 밝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준비를 하는 동안 그들은 먼저 떠났고 길에서 지나치며 만날 것이라 간단한 인사만 나눴다. PCT를 완주한 덴마크 커플의 짐을 보니 엄청난 양의 물과 은박 양산을 챙겨 다니고 있었다. 자런 실용적 태도로 6개월이나 트레일 하이킹을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큰 비닐봉투 하나를 비워내서 알베르게 밑 주.. 2023. 8. 31.
Via de la plata(은의 길) Dia 1: Sevilla-Castilblanco de los aroyos 허둥거렸던 전날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새벽에 일어난 김에 꼼꼼하게 짐을 패킹하였다. 그렇게 줄이려 애썼지만 묵직하다. 세비야 대성당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가로등에 있는 첫번째 노란 화살표(Flecha Amarilla)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대성당 근처에는 아침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어 조금 라이딩응 하다가 문을 연 카페에서 토스타다와 카페콘레체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좀 더 든든하게 먹던지 정오가 되기 전에 좀 무거운 식사를 해야겠다. 여느때처럼 대도시를 빠져나와 목적하는 루트를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이젠 구글맵이나 부엔카미노앱이 있어 물어보는 횟수는 줄었는데 루트에서 멀어지면 오히려 더 신경이 쓰인다. 도시를 벗어나자 준비하면서 수없이 본 안달루시아의 평야지대가 기다리고 있었.. 2023. 8. 30.
유럽 자전거 여행을 위한 자전거 항공 운반, 공항 이용/출국편(인천-바르셀로나-세비야) 내 자전거를 이용해 유럽으로 여행을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휴대에 따르는 번거로움을 생각하면 렌탈을 하는 것이 방법이겠지만 여행 기간이 길어지면 비용이 너무 높아진다. 렌탈 자전거도 파손이 되면 책임이 있어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 또 몸에 익지 않은 자전거로 장기간 여행하는 것도 내키지 않는 일이다. 자전거 박스를 구해서 유튜브를 참고해 포장을 하였다. 동네 샵에는 보관하고 있는 빈 박스도 없고, 사이즈때문에 부담스러워 하셔서 자전거를 구매했던 용산 바이클리에서 제작한 박스를 구입했다. 핸들바를 스템에서 제거하고, 안장을 낮추고, 페달을 분리했다. 휠베이스가 길어서인지 뒷바퀴까지 분리해야 해서 뒷드레일러도 떠어내서 봉투로 싸서 프레임 안쪽으로 위치했다. 공항버스가 걱정이었는데 출발지가 종점이고 평일.. 2023. 8. 29.
2023 부엘타 아 에스파냐 스테이지2 @바르셀로나 아침부터 바르셀로나에선 보기 드문 많은 비가 내렸다. 전날 TTT에서 가장 늦게 출발한 수달-퀵스텝팀의 디펜딩 참피언 렘코는 피니시 후 욕설을 섞어가며 레이싱 환경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래서인지 주최측은 당초 몬주익 올림픽 스타디움 앞 업힐 피니시를 9킬로미터 앞당겨서 전날 피니시 지점인 에스파냐 광장을 지난 평지 지점에서 GC 기록을 측정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스테이지 1~3위에게 주어지는 보너스 타임은 당초 피니시 기준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예전 황영조 선수가 올림픽 마라톤 우승을 위해 달리던 몬주익 언덕에서 프로선수들이 동호회 라이딩을 하도록 할 수는 없는 측면에서 내려진 결정인 듯 하다. 오전에 계속 내리던 비가 오후가 되어서 잦아들어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유서깊은 마이클 콜린스에서 맨시티 경기를 .. 2023. 8. 28.
2023 부엘타 아 에스파냐 스테이지 1 @ 바르셀로나 (feat. 알베르토 콘타도르) 시차 적응을 하기 위해 낮에 시에스타를 했는데 깊게 잠들어버려 일어나보니 이미 6시 30분을 지나고 있었다. 오늘 스테이지 출발 장소인 마리나 항구까지 가기엔 이미 시간이 늦어서 호텔 바로 다음 거리인 Calle Arago로 서둘러 이동했다. 예보대로 빗방울이 흩뿌리고 있어 레인자켓을 입었다. 한산하던 아침과 달리 거리 전체를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철제 배리어를 따라 자리잡고 있었다. 첫 출발팀인 Caja Rural팀이 출발하고 날씨가 험악해지더니 번개와 천둥이 치기 시작하며 날이 어두워졌다. 직선주로에서는 선수 개개인을 가늠하기도 어려운 속도로 지나가서 에스파냐 광장 쪽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관전했다. 호안 미로 공원 옆소방서를 지나 알리안츠빌딩으로 향하는 90도 좌회전 턴 구간에는 발 딛을 틈이 없었다.. 2023. 8. 27.
2023 부엘타 아 에스파냐 @바르셀로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엔 처음 온 바르셀로나. 예전 휴가철보다는 거리에 사람들이 좀 적은 듯 하다. 오늘 스테이지1 TTT 피니시 지점인 에스파냐 광장이 숙소에서 멀지 않아서 산책하는 겸 가보니 준비에 정신이 없었다. 오늘 코스는 항구가 있는 마리나에서 출발하여 바르셀로나 엑삼플레 지역의 주 주도로인 파세이그 데 그라시아를 거쳐 까예데 아라고 거리를 따라 호안 미로 공원에서 90도 좌회전하여 결승점까지 직진하는 구성이다. 마지막 결승점 전에 광장의 회전 교차로(rotondo)를 지나야 한다. 바르셀로나 도심은 전체적으로 평지라 팀간에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스테이지라 예상하는 스테이지이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철제 배리어를 세우는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고, 올해 부엘타에 옵저버로 참여한 BH부르고스팀은 일찍.. 2023. 8. 26.
투어링 혹은 바이크패킹을 위한 선택: 오르트립 새들팩/핸들바팩 크로몰리 자전거를 새로 구입하며 처음부터 고민한 것이 어떤 형태로 bike packing rig를 구성하는 문제였다. 전통적은 장거리 여행자들은 앞뒤에 랙을 달아 패니어를 두개나 네개를 장착하고 달리는 게 일반적이다. 어떤 분은 그래서 50kg이 넘는 세팅으로 여행을 한다고 하는데 나는 상상이 안된다. 첫 유럽여행때 렌탈한 자전거에 리어 패니어가 달려있었는데 본격적으로 맞이한 첫 업힐을 오르다가 그 둔중함때문에 절망에 빠졌던 기억이 아직도생생하다. 이번 여행은 대부분 순례자 루트를 따라 라이딩할 예정이라 텐트 등을 휴대할 필요가 없어 최소한의 바이크패킹 셋업으로 마칠 예정이다. 다 결국엔 떠안아야 할 짐이 된다. 공간이 클 수록 괜한 욕망에 사로잡혀 짐을 더 챙기게 된다. 그래서 새들백, 핸들바백, 탑튜.. 2023. 8. 23.
여행의 목적: 부엘타, 안달루시아의 여름, 세상의 끝 자전거 여행을 위해 출국하기까지 불과 며칠남았다. 어떤 경로로 오랫만에 낸 귀한 시간을 보내야 할 지를 궁리한 끝에 이번 여행의 키워드는 부엘타, 안달루시아의 여름, 세상의 끝으로 정하니 고민이 사라져 버렸다. 1. 부엘타 아 에스파냐 아마추어 자전거 라이더이자 프로 사이클링의 팬으로서 여러가지 형태로 자전거와 관련된 취미활동을 해왔다. 그 중에 하나가 3월 밀란 산레모로 시작되어 가을에 일롬바르디아나 월드 챔피언십으로 끝나는 사이클 경기를 유로스포츠 채널을 통해 관전하는 것이다. 길게는 6시간 동안 라이크라 재질의 옷을 입은 남자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한국 시간으로는 늦은 밤부터 자정이 넘어서까지 지켜보는 것이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 중엔 그걸 뭐하러 보냐고 힐난하는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 2023. 8. 21.
격동의 2023 부엘타 아 에스파냐 개막을 기다리며 올해 78화를 맞는 부엘타 아 에스파냐는 1962년 이후 처음으로 바르셀로나에서 8월 26일 첫 스테이지(Gran Salida)가 열리게 된다. 스페인 지형 상 3대 그란투어 중 가장 많은 산악 스테이지로 구성된 코스에서 경쟁하는 것이 보통이다. 올해는 특히 투르의 단골 업힐코스인 투르말레와 부엘타의 유서깊은 산악코스 Alto de angliru를 지나는 코스에서 클라이머들 간의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지난해 부엘타와 올해 지로에서 서로 한번씩 승패를 가져갔던 프리모즈 로글리치와 렘코 에베네폴 간의 지리한 신경전이 될 줄만 알았던 2023 부엘타가 여러 이유로 참가 선수 면면으로만 보면 올 그란투어 중 가장 치열한 경쟁 무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로글리치는 지난해 부엘타 후반부에 넘어지며 3년 연속.. 2023.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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