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2 유로벨로5 (비아 프란치제나) 자전거 여행, 로마에서 마무리 매일 단위로 블로그 포스트를 해오다가, 핸드폰으로 누워서 글을 쓰느 것이 불편하기도 해서 라이딩 23일차에서 멈췄다. 귀국후 다른 형태로 여행을 추억해 볼 예정이다. 라이딩 기준으로 9월 25일에 캔터베리에서 출발해 11월 3일 일요일에 로마에 도착했다. 그동안 길에서 만난 로마를 향하는 자전거 여행자는 모두 4명을 만났다. 독일에서 출발한 여행자는 바리를 얼마 앞두고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와 엠폴리에서 출발한 3명은 하루 이동거리가 100킬로가 넘는 그래블을 타고 있어, 며칠 먼저 로마에 도착하고 각각 출발지로 돌아갔다. 같이 라이딩을 하진 않았지만 서로 얘기를 나눈 사람들이 먼저 간 길을 가고있다는 생각에 바퀴자국만 보아도 위안이 되었다. 전체 기간 중 35일을 라이딩하고 5일을 쉬었다.. 2024. 11. 5. 유로벨로5 스테이지 23 : Faido - Lugano 일요일이라 어떻게 요기를 할까 고민했었는데 캠핑장 리셉션을 겸하는 건물에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드나드는게 텐트에서도 보였다. 어제 문을 닫으려던 빵집에 동네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차를 타고 와서 빵을 사고, 아이들과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옆 테이블의 대화 속에서 이탈리아어 단어가 나온 것까진 그랬는데 빵집 직원들도 다 이탈리아어로 인사하고 빵 종류도 설명해주었다. 여행 계획하면서 듀오링고로 10달 정도 공부한 내 이탈리아어로 얼마나 소통이 가능할 지 궁금해졌다. 왜 이탈리아어를 하냐고 물어보니 당신은 지금은 이탈리아어를 사용하는 스위스 지역 에 왔다고 웃으며 알려주었다. 이탈리아어 사용 지역에 들어오자마자 놀라운 변화는 커피맛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졌고, 텐트 안에는 모기가 들어와서 괴롭혔다.. 2024. 10. 29. 유로벨로5 스테이지 22: Fluelen - Gotthard pass - Faido 독일 여행자 비비안은 오늘 라이딩 거리를 길게 잡아서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었다. 어제 타고 온 자전거 이동 버스를 타고 플루엘렌까지 가야했다. 비비안은 매시간 20분에 출발하는 버스의 출발지를 알려주고 홀연히 떠났다. 나도 이전 여행에서 가장 험난한 구간인 고타드패스를 넘는 날이라 한시간 후에 출발했다. 8시 22분경에 도착했는데 버스는 없었다. 설마 빈 차로 출발했을까 하고 기다렸는데 금방 버스가 나타났다. 한쪽 팔이 불편한 기사분을 도와 자전거를 실었다. 정시에 출발했는데 나를 보고 유턴했다고 하셨다. 스위스는 정시 출발하는 나라였다. 플루엘렌 리들 슈퍼마켓에 매려주셔서 자전거를 다시 손보고 있는데 지나가늠 사람들이 행선지를 물어보더니 기운을 복돋아주었다. 지난 날 잃어버린 클릿 볼트 때문에 찾아간 .. 2024. 10. 26. 유로벨로5 스테이지 21: Sursee - Sisikon 독일 여행자 비비안은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인다. 샤워를 하고 오니 텐트를 다 정리하고 아마 아침을 준비하는 듯 했다. 괜히 자극이 되어 평소보다는 나더 분주하게 움직였다. 여행 시작한 지 3주만에 길을 함께 나서는 동반자가 생겼다. 그녀는 독일 큐브 브랜드의 투어링 바이크를 타고 있었다. 기어 박스에 벨트러 구성된 구동계라서 체인 오일이 필요없는 모델이었다. 하루에 90~100킬로미터를 탄다고 하니 계속 은근히 게으른 일정을 하던 내게 자극이 되었다. 아름다운 SEE 호수를 따라 난 길로 수다를 떨며 라이딩을 했다. 그녀는 로마를 지나 바리까지 가서 페리로 그리스 아테네까지 간다고 했다. 이유는 아테네에 친구가 있어서. 한참을 달려 도착한 루체른에는 오랫만에 많은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호숫가에서 시간을 .. 2024. 10. 25. 유로벨로5 스테이지 20: Basel - Sursee 물가 말곤 크게 정보가 없던 바젤에 대해 잘 몰랐는데 건축과 미술로 유명한 도시였다. 호스텔에선 도시 내 교통수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미술관을 50퍼센트 할인 받을 수 있는 바젤패스를 주었다. 도미토리 같은 장에 5주간 유럽으로 건축 여행을 온 호주 친구가 있는 이유를 나중에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도버해협을 건너는 페리를 제외하곤 자전거만 타려고 했는데, 촘촘하게 연결된 트램을 타보니 그 편리함에 금방 매료되었다. 수많은 미술관 중에 가장 컬렉션이 많다는 바젤시립미술관(쿤스트 뮤지엄)을 개관시간에 맞춰 방문했다. 구관과 신관이 지하로 연결된 미술관 건물처럼 각 관에 고전과 현대 미술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미술관 입구에 몇주전에 칼레에서 본 로댕 작품을 다시 볼 수 있었다. 단체.. 2024. 10. 22. 유로벨로5 스테이지 19: Cernay - Basel 식당을 겸하는 숙소에 묵어서 이른 아침부터 분주함이 느껴졌다. 이날은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더이상 불어를 못해 상대방을 답답하게 하는 일은 둘어들 것 같았다. Cernay 외곽을 나와 달리다 보니 이제 빈야드는 점점 줄어들고 대신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보았던 광활한 옥수수밭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확철은 지났는지 갈색으로 위대롭게 의지하며 서있었다. 알다스 와인로드 표지판이 어느순간 사라졌다. 며칠동안 보라색 표지판을 바라보고 달렸는데 이젠 찾을 수 없었다. Mulhous 시내엔 이슬람 전통복장을 한 사람들이 많았고 어느순간 유로벨로5 간판 대신 유로벨로6 표지가 자주 보였다. 둘이 다른 길이라 생각하고 gpx 파일을 주시하며 달렸는데, 한참 후에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우리 .. 2024. 10. 20. 유로벨로5 스테이지 18: Bergheim - Cernay 친절한 여주인과 남편은 아침부터 부지런히 어디론가 간다고 잘 정리하고 여행 계속하라고 인사하고 사라지셨다. 간밤에 커다란 달이 떠있던 알자스 아침 하늘은 수백마리 새들이 몰려서 날아다니고 있었다. 요일 감각이 없어진지 오래인데 확인해보니 월요일이었다. 동네 중심가로 가서 물어서 찾은 빵집에서 커피와 빵을 마시며 여유롭게 출발 준비를 했다. 출입구 옆 테이블에 앉았더니 빵을 사러온 동네 사람들이 지나가며 다들 인사를 건넨다. 출발지에서 멀지않은 콜마르로 향했다. 구글맵에도 포스트카드로 가득한 마을이라는 리뷰가 있어서 기대가 되었다. 구간 곳곳에 유로벨로5에 대한 설명이 있는 표지판과 휴식처가 마련되어 있었다. 유로벨로 코스 설계자는 콜마르에 대한 애정이 없는지 보통은 시내를 둘러보고 가는 코스가 이 곳에서.. 2024. 10. 19. 유로벨로5 스테이지 17: Strasbourg - Bergheim 밤새 마른 사이클 복장을 하고 숙소를 나섰다. 지난 토요일 밤의 흥겨움이 아직 남아있는 사람과 아침부터 어디론가 부지런히 향하는 사람들이 섞여서 도로 위는 벌써부터 활기차다. 그냥 떠나기는 아쉬워 많은 사람들이 간다는 쁘띠 프랑스(!)에 들러 사진을 찍으며 둘러 보았다. 사는 동네 근처에 가장 훌륭한 자전거 코스인 쁘띠 프랑스를 지나 호명산으로 갈 때마다 그냥 무심하게 지나쳤었다. 아마 가평의 쁘띠 프랑스를 기획한 사람이 이곳을 참고했었나 보다. 한국의 쁘띠 프랑스에는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 단체 관광객이 많이 오는데, 스트라스부르의 쁘띠 프랑스도 여러 국가에서 온 사람들로 아침부터 분주했다. 유로벨로 루트로 찾아가다 들른 슈퍼마켓 앞에서 현지 주민인 남자가 내 차림새를 보고 아는 체를 했다. 자전거 타기.. 2024. 10. 17. 유로벨로5 스테이지 16: Sarbenet - Strasbourg 새벽에 또 비가 내렸는지 텐트 주변은 습기로 흥건하다. 해가 뜨길 기다리다 매번 생각보다 늦게 출발한다. 어떤 날은 기대대로 해가 떠서 텐트가 다 마른 채로 출발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흐린 날도 많았다. 주말 아침이라 거리는 한산했다. 다른 날에 비해 쉽게 유로벨로 루트로 복귀했다. 이날도 역시 운하 옆으로 난 자전거 길을 따라 달리면 목적지인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하게 되는 걸 알고있으니 맘이 편했다. 유로벨로5 gpx 파일을 구글맵에서 불러와서 현재 위치를 나타내는 파란 점을 보고 지리를 확인해왔는데, 운하를 따라 딜린 요 며칠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었다. 지속적으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은 좋았지만 지나온 플랜더스의 코블스톤이나 아르덴 지방의 낙타등에 비하면 좀 심심하기도 했다. 사실 세심하게.. 2024. 10. 16. 유로벨로5 스테이지 15: Bissert - Sabernet 역시나 새벽에 내린 이슬로 축처진 캠핑장의 아침. 마음마저 처질 수는 없어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옆 캠핑카의 할아버지들은 와인이 과하셨는지 아직도 잠잠하다. 승용차를 타고 캠핑장을 돌던 남자가 찾아왔다. 어제 전화 통화를 한 캠핑장 주인이었다. 의사랑 약속이 있어서 결제를 해주면 좋겠다고 카드 결제 기능이 있는 핸드폰을 내밀었다. 오랫만에 보는 효율성이 맘에 들었다. 어제에 이어 긴 운하를 따라 출발했다. 곳곳에 수문이 설치되어 있어 물의 흐름을 조절하고 배를 운하의 위아래로 옮겨주는 기능을 하고 있었다. 금요일이라 카트리나, 다이아나, 카르페 디엠 등의 이름응 가진 다양한 배들이 오고갔다. 가끔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는 남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유로벨로 코스는 Saar 운하를 타고.. 2024. 10. 15. 유로벨로5 스테이지 14: Saarlouis - Bissert 예상대로 전날 새벽부터 비가 더욱 거세어졌다. 나가서 확인해 볼 것도 없이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줄기 소리로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다. 새삼 비를 안맞는 텐트 자리를 배정해준 배려가 고마웠다. 당연히도 하루 더 묵으며 쉬기로 했다. 건물 구석이 독한 바카디 빈병이 있었는데, 누군가 이 자리에서 독주로 비오는 시간을 보낸게 아니었을까. 오후에 더이상 허기를 견딜 수 없어 비가 잦이진 틈을 타 구글맵으로 본 태국 식당에 가서 커리와 똠양꿍으로 속을 달랬다. 인근에 처음으로 한국에서나 보던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에서 카푸치노를 마시고 호젓한 쇼핑센터에서 시간을 보냈다. 부슬비가 내리는 거리엔 바이올린을 켜는 악사만 홀로 연주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여전히 지 예보가 있지만 작은 공간에서 더 지내는 .. 2024. 10. 14. 유로벨로5 스테이지 13: Luxembourg - Saarlouis 어제의 맞은 물기가 다 가시기도 전에 아침이 밝았다. 하루지나 돌이켜보니 더 어두워지기 전에 비를 피하고 하루를 묵을 곳을 찾았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분주하게 출근하는 사람들을 거슬러 유러벨로 루트로 복귀하려 길을 나섰다. 부자나라답기 룩셈부르크는 대중교통이 무료라고 들었는데 어제 그 빗 속에서 수수한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사람들은 왜 그랬는지 괜히 궁금해졌다. 유로벨로 노선을 찾아서 진행하다보니 쓰러진 나무가 숲길을 막고 있었다. 통제하는 인부에게 대체할 길을 물어보니 자기는 모른다고 좀 당황스레 대답했다. 어제 비기 안와 계획대로 더 라이딩 했더라도 숲 속에서 길을 잃을 뻔했다. 구글맵에 의지해 찾은 길은 15도 엄는 업힐이라 좀 고된 페달링을 요구했다. 강 옆를 따라난 길을 달리다 보니 비자면제 협.. 2024. 10. 13. 이전 1 2 3 4 ··· 12 다음 728x90